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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디즈니만이 하는 것>, 로버트 아이거 지음, 안진환 옮김, 쌤앤파커스, 2020.
작성자 고청훈 작성일 2020-05-16
작성일 2020-05-16

'콘텐츠 제국, 디즈니 은하' 완성 스토리



  로버트 아이거의 리더십 


  <디즈니만이 하는 것>은 월트디즈니컴퍼니 회장 로버트 아이거가 콘텐츠 제국, 디즈니 은하를 만드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ABC TV 스튜디오의 제작보조로 시작해 ABC 사장, 디즈니에 인수합병된 후 ABC 그룹 회장을 거쳐 월트디즈니인터내셔널 회장에 오른 로버트 아이거가 2005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CEO로 재임하는 동안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를 인수합병하며 지금의 디즈니 은하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느낀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팀 관리, 공동의 목표를 위한 협력 원칙 5가지
첫째, 리스크를 감수하고 창의성을 장려하는 것.
둘째, 신뢰의 문화를 구축하는 것.
셋째, 자신에 대한 깊고 지속적인 호기심을 배양해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것.
넷째, 변화를 거부하지 않고 수용하는 것.
다섯째, 항상 정직하고 고결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것
(
그럼으로써 힘겨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 분명할 때조차도).(30)

 

리더는 그만큼 매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 회의여도 리더는 종종 회이 자리를 끝까지 지켜야 한다.
리더는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며,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끝까지 듣고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훌륭한 경영자의 조건이다.(135)

 

리더는 낙관주의를 잃어서는 안 된다.
특히 위기상황에서는 더더욱 필수적인 요소다.
비관론은 편집증을 낳고, 그것은 다시 방어적인 태도를 불러오며,
그것은 다시 리스크 기피 성형을 유도한다.(173)

 

나에게 막강한 힘이 있고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고 온 세상이 부추기더라도
본질적 자아에 대한 인식을 놓치지 않는 것이 바로 리더십의 비결이다.(398)

 

  '디즈니 은하' 건설


  <디즈니만 하는 것>은 리더십에 대한 책이지만,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현직 CEO가 전하는 실전 경영서이기도 하다. 기업의 인수합병 소식은 보통 결과만 알려진다. 과정을 알 수 없으니, 결과를 놓고 귀납적으로 과정을 추론하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결과가 좋은 것은 과정도 좋은 것으로, 결과가 나쁜 것은 과정도 나쁜 것으로 편향되어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진실은 이렇다.
나는 CEO로서 회사를 이끌기 위해 미래 계획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뿐이다.
나는 다만 다른 무엇보다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을 뿐이고,
새로운 기술과 파괴를 두려워하는 대신 수용할 필요가 있으며,
새로운 시장을 확장해 나가는 일이 관건이라는 데 확신을 가졌을 뿐이다.
이 여정이 어디서 어떤 식으로 끝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전혀 없었다.(396)

 

  로버트 아이거가 디즈니의 CEO가 되면서 수립한 3가지의 성장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한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의 인수합병에 임하는 자세와 협상과정에서 부딪힌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직접 전하고 있어, 현직은 물론 미래의 경영자에게도 좋은 경영 지침서가 될 것 같다. 인수합병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한편의 경영 드라마를 보듯 무척 흥미로웠다.

 

조직을 이끌 기회가 주어지자 나는 완벽을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성과
사람은 제쳐 놓고 제품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행태의 위험성을
본능적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66)

 

우리가 구상한 더 큰 성장전략()
첫째, 고품질 브랜드 콘텐츠의 양을 늘린다.
둘째, 기술적 진보를 통해 더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능력과
그것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역량을 키운다
셋째,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다.(278)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일련의 기술의 발달로 등장한 플랫폼 사업자가 기존 서비스를 빠르게 파괴하고 있다. 호텔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에어비앤비가 대형 호텔 체인을 위협하고, 택시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우버는 기존 택시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극장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넷플릭스가 기존 영화, 미디어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 OTT 플랫폼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이제는 콘텐츠 공급자로 나서며 기존 엔터테인먼트 시장도 파괴하고 있다.

 

작품의 흥행여부를 제작자의 직감에 의존하는 기존 콘텐츠 제작 시스템에서 탈피해 방대한 양의 개인 선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넷플릭스의 콘텐츠에 많은 소비자가 호응하고 있어 기존 콘텐츠 기업에게는 분명 위협적인 존재이다.

 

혁신이 아니면 죽음이다.
새로운 것이나 검증되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면 혁신은 없다.(57)

 

  디즈니의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의 인수합병은 넷플릭스의 등장으로 필수불가결한 전략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디즈니,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폭스 모두 독자적이고 독보적인 콘텐츠 파워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합병은 결코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었고, 어느 한 기업이 자본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인수한 케이스도 아니라는 점이 놀라웠다.

 


  '골리앗의 반격'


  기업이 커져갈수록 시스템화되어 의사결정 속도도 늦어진다.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일보다는 안정적이고 개선적인 일들을 추구한다.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에, 노키아가 스마트폰이라는 변화의 쓰나미를 보고도 손 안에 쥔 밥그릇이 철밥통이라 믿고 혁신하지 못해 일순간 사라져갔다는 것을 알지만, 작은 개선 활동을 혁신이라 포장하고 위안 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평범함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의욕이 없어서’,
그러려면 곤란한 대화를 나눠야 해서같은 핑계를 먼저 댄다.
그러면서 그저 적당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만하면 괜찮지하며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해 많은 방법을 동원한다.(59)

 

  디즈니 은하를 완성해 넷플릭스에 대항하며 시작된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2차 대전이자, ‘골리앗의 반격이라 할 수 있다. 이 싸움의 승자가 누가될지 무척 궁금하다.

 

인생은 모험이야. 모험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사는 게 아니지”(86~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