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큰 파도가 얼른 지나가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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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장지은 | 작성일 | 2023-05-31 |
작성일 | 2023-05-31 |
엄마가 아들에게.
사춘기 큰 파도가 다 지나가고, 네 마음이 얼른 잔잔해지면 좋겠구나.
엄마는 잔소리쟁이, 간섭쟁이라고 생각하는 너에게 엄마도 늘 생각하고,
걱정하고, 인내하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구나.
엄마가 그렇게 기다리던 아이를 낳고, 얼마나 예뻤던지..
뽀얗고 하얀 동글동글 밤톨같은 내 아이를 엄마는 너무 사랑했었다.
사랑하는 중이고, 사랑할거란다.
동생이 1년만에 생겨서, 돌 전에 제대로 안아주지도 못하고
잠투정하나 마음껏 안아서 돌봐주지 못한 게 엄마로서 미안한
죄책감이라면 죄책감이겠지만..
엄마는 우리 첫째 아들한테 무한한 신뢰와 믿음을 키웠고,
그 시간이 어쩌면 너에 대한 기대로 너를 억압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엄마는 너가 좋은 학교를 다녀서, 너가 인기가 많아서,
너가 잘생겨서 너를 사랑하는게 아니란다.
너의 "그러면 날 왜 낳았어?!" 엄마한테 내지르는 말들이
가시처럼 엄마 가슴에 꽂히고, 엄마 눈에 흐르게 만드는 눈물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엄마는 하늘이 맺어준 너와의 인연에 늘 감사하고, 또 행복하고,
만족한다고 말이다. 우리가 만난 부모와 자식으로서의 인연에서
엄마는 당연하게 너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걸..
엄마도 너에게서 시작하는 큰 파도를 헤쳐나가려니..
벅차다는 생각이 들더라. 어딘지 끝을 모르고 헤엄치는 이 상황에
엄마도 힘에 부치고, 기운이 빠지기도 하거든.
준아,
엄마가..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한번 시작해보려고..
너도 이 큰 파도가 엄마를 꼬록꼬록 빠지게 하지 않도록
조금은 버겁지 않은 파도로 와주길 바랍니다.
2023년 5월 31일
엄마가.. 열 넷, 너를 오늘도 웃으면서 대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