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마당 > 글나라우수작품 > 우수작품

우수작품

제목 선량한 차별주의자 - 내가 뿌리깊은 차별주의라고 !!!
작성자 노은숙 작성일 2019-12-17
작성일 2019-12-17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 난 항상 차별받는 입장이지, 차별주는 입장이 아니야 .

난 늘 갑인 아닌 을로 살아가고 있는 걸 !!! 이라고 생각했다.

이책을 만나기 전까지는 .. 알고 보니 나도 선량한 차별주의자였다.


나는 다른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착각이고 신화일 뿐이었다.

누군가를 정말 평등하게 대우하고 존중한다는 건 나의 무의식까지 훑어보는 작업을 거친 후에야 조금이나마 가능해질 것 같았다.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나를 발견하는 일 말이다.

희망적인 것은 , 대부분의 사람들은 차별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사실이다.

다만 차별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 선량한 차별주의자 "들을 곳곳에서 만난다.

나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차별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 기묘한 현상을 따라가보기로 했다.

11페이지

차별이 보이지 않아서 , 차별을 알지 못한다는 말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차별은 극명하게 보여줘서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일인줄 알았는데 하지만 " 결정장애"라는 쉽게 쓰는 언어에서도 장애인를 비하하는 깊은 차별의식이 존재하고 있음을 , 그것이 인식하지 못하는 차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책은 우리가 흔히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소수자에게 보내는 눈길과 마음에서 차별은 시작된다는 것을 여러가지 사례를 통해서 보여준다.

이상하게 차별받았던 사람들이 그 차별의 순간을 벗어나는 순간 , 이전에 그자신의 위치에 있는 사람을 차별하는 아이러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인식이 어디까지 숨겨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중 특히 공감이 와닿았던 부분은 " 기울어진 공정성 "이라는 대목에서 "특권을 가진사람들이 사회가 평등해지면 자신이 가진 특권을 잃을때 , 제로섬 게임처럼 인식해서 상대의 이익이 나의 손실처럼 느껴진다고 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평등이 나의 불평등인것처럼 느껴지고 ,그로 인하여 기울어진 공정성이 생긴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다수가 우세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이 갖는 기울어진 세계에서 우리가 갖는 공정성이 평등한 공정이 아님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소수의 불편을 당연시 여기고, 그들을 위해서 돈을 들이는 것이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생각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선량한 우리들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는 어느 한순간 소수자의 단계로 떨어질지 모르는 암담한 미래를 살고 있으면서 말이다.


얼마전 했던 독서모임에서도 다같이 이책을 읽고 토론했을때 , 대부분의 회원들은 책이 어려웠다고 하면서 별점이 좋지 않았다. 별점이 적은 이유의 대부분이 , 이해할 수 없었던 차별, 차별이 그렇게 많이 이행되고 있는지 몰랐다는 말을 했다. 또한 누군가 한 회원은 "나는 한번도 내가 기득권이라고 여기지 않았는데 , 이책을 읽으면서 내가 그런 맘이 나의 양심 어디에 깔려 있다는 것을 " 자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신도시인 지역상에서 오는 차별 " 임대아파트"에 대한 시선,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차별의식에 대한 반성, 가난에 대한 차별의식에 대해 깊은 이야기가 오갔다.

어느 누구도 " 가난이 죄는 아니라고 "인식하면서도 ,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에는 자신의 아이를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 , 임대아파트 앞 사거리가 위험하다는 소문으로 인해 자신의 아이를 밤늦게 그길을 지나다니지 말라고 할수밖에 없는 엄마들의 마음 - 그것은 지독한 이기주의자가 아닌 "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이 가지는 기울어진 공정성에서 오는 것임을 이책을 통해 느낀다.

그래서 어느 한회원은 " 불편하고 불편했다 "라고 말한다.

자꾸 나를 꾸짖고 , 내가 가진 차별의식에 대해 들여다 보게 만든 책이라고 말이다.

수많은 차별과 차별이 갖는 불합리한 사례들을 읽으면서 , 이책이 갖는 공정성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당신들은 안 그럴 거라고 장담하지마.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

38페이지 ( 최규석의 (송곳)웹툰의 대사중 )


왜 우리를 차별주의자로 만드는가 ? 이책은 ? 우리는 정말 그러한가 ?

라는 물음에 " 나는 어디에 서서 어떤 풍경을 보고 있는가 . 내가 서있는 땅은 기울어져 있는가 아니면 평평한가.

기울어져 있다면 나의 위치는 어디쯤인가. 에 대한 물음을 해보라는 말에 나는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대부분이 나는 평평한 땅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책을 읽고 나니 나는 선뜻 "예"라고 대답할 수 없었다.

장애인을 동정했고, 나보다 못배운 사람을 무시했고, 나와 같이 가난한 약자를 비웃었고 무례하게 대했던 모든 날들이 기억난다. 잊고 살았고 그것이 차별이라고 느끼지 못했다.

남들도 그렇게 사는데, 유별나게 굴지말자는 말로 위안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책을 통해서 선량한 차별주의자들 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것 같다. 선량한 차별주의자들인지도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책을 통해서 " 기울어진 공정성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라고 " .

그리고 다수의 삶에 살고 있는 우리가 소수의 삶의 세계를 구경하듯이 쳐다보지 말고 그들의 삶을 알기위해 그들과 대화를 하라고 , 직접 힘들다면 책으로, 아님 다른 매체를 통해서 .



우리는 아직 차별을 부정할 때가 아니라 더 발견해야 할때다.

38페이지



라는 말이 . 이책이 가장 하고 싶었던 , 우리가 현재 가장 절실한 모습인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 특히 혼자말고 같이 읽으면 좋을 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