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아쿠아리움.

헤벌레 웃는 듯해 보이는 가오리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니

가오리와 똑닮은 미소를 띠고 있는 내가 유리창에 비쳤다.

화려한 색을 가진 남반구 물고기든,

멋있는 자태를 뽐내는 상어든,

아쿠아리움의 인기 많은 돌고래든,

다 건너 뛰고 가오리.

멍하게 수염치는 가오리를 보고 있으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겠다.

" 이제 문 닫을 시간이에요 ~ "

" 아.. 네.. "

어쩌면, 타인에게 간섭받지 않고

자유롭게 홀로 유유히 헤엄치는 이 녀석이

자유를 꿈꾸는 나를 대변하는 것 같아

좋은 것 같기도.

무슨 일이 있어도 헤벌쭉 좋아라 웃어 보이는 것 같은 표정이,

내가 마음속으로 원하고 있는 표정을 대변하는 것 같아

좋은 것 같기도.

마음 같아선 수족관 앞에 살림살이를 차려

하루 종일 가오리를 보고 싶다.

그런데도 아주 조금 밖에 용납되지 않는

자유를 쪼개고 쪼개서 온 건데

어떻게 더 보겠나.

좋겠다 가오리는.

바보 같이 웃을 수 있고,

자유로워서.

( 고등학교 2학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