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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작성자 김다운 작성일 2022-05-30
작성일 2022-05-30

하루의 피로가 가실 즈음 행복이 느껴지게 사는 법


영주는 남편과의 이혼 후 휴남동 빈 건물에 서점을 차린다.


책을 좋아하던 중학생 시절을 기억하며, 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읽고 쉬는 휴식의 삶을 원한다. 그녀가 휴식을 원하며 휴() 남동에 서점을 열었지만, 예전처럼 일을 더 해야만 할 것 같고 조금은 더 바빠야 할 것만 같은 조급함이 배어있었다. 그녀는 커피 한 잔의 여유와 함께 책 한 권을 읽는 순간을 좋아했기에, 커피 잘 내리는 직원 한 명을 뽑게 된다.


그렇게 커피를 좋아하는 민준이 직원으로 채택되고, 민준 또한 바쁘게 달려온 취업의 길에서 한 발짝 물러나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다. 그는 공부하래서 공부했고 좋은 대학교에 가야 한다고 해서 갔건만, 인맥과 경제력이 제일 중요한 취업의 포인트였음에 좌절한다. 과외 하며 지내던 삶에서 서점의 바리스타로 일하게 되며, 민준의 삶 속에도 생각할 틈이 생긴다.


바쁘게 지내면 조금 더 연봉도 높아지고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바쁨은 끝이 없고 자신을 조급하게 만들 때가 많다. 소중했던 인연과 가족들을 돌아보지 못하고, 나만 혼자 사는 것처럼 자신을 채찍질하고 숨 막히는 일상에 쪼들리기 쉽다. 영주도 서로의 마음을 돌아보지 못한 전 남편과 별다를 것 없는 이혼을 맞이한다. 이혼이 성립되는 날까지 무덤덤하던 전 남편은 비로소 펑펑 울며, 자신이 누군가를 불행하게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는 솔직한 마음을 내뱉는다.


결혼 생활 내내 서로의 마음을 얼마나 비추지 못했으면, 마지막까지 아무런 감정이 보이지 않고 이혼을 맞았을까 싶었다. 남들이 보기엔 별 이상이 없었을 테지만 서로는 무척 외로웠을 것이다. 지독하게 외롭지만 뭐라고 말하기 어렵고 숨 막히던 부부의 일상이었을 것이다. 조금 떨어져 지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그제야 서로의 행복을 빌 수 있었던 그들이 안타까웠다. 누구보다 자신이 행복해야 하는 거였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음을 깨닫고 서로를 부둥켜 안아줬어야 했다.


우리의 일상처럼 휴남동의 인물들을 잔잔하게 등장한다. 서점에서 책을 읽고 뜨개질을 하기도 하며, 남편의 욕도 하고 커피도 마신다. 독서 토론과 작가와의 만남으로 순간을 돌아보기도 한다. 이 책은 별다를 것 없던 우리의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집에 가는 길에 나누는 10분의 통화, 잠시 멍때리게 되는 순간과 책과 함께 하는 시간 속에서 말이다. 기분 좋게 곱씹으며 커피와 함께 읽다 보니 마지막 페이지가 되었다. 우리의 삶도 참 괜찮다며 위로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