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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작성자 옥미선 작성일 2022-05-30
작성일 2022-05-30

 

그리스 로마 신화. 왠지 미뤄놓은 숙제인 것 같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는데, 독서모임에서 읽은 키르케가 계기였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인 김헌 교수가 써낸 책이다. 기존의 책과 다른 점이라면 신들 또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통해 숨겨진 뜻을 해석해 놓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를 해석해놓은 부분이 흥미롭고 재미 있었다.

 

언젠가 티비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려주는 김헌 교수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마침 교수님 신간이 나와 있어 골라봤는데, 각각의 신들을 소개해주는 구성이라 짧게 끊어져 읽기가 좋았다.

 

우리의 단군 신화는 이야기만 보면 허무맹랑한 이야기이지만 그 속에 숨은 뜻을 알면 또 다르게 다가온다. 그리스 로마 신화도 마찬가지다. 단군 신화보다 훨씬 방대한 그리스 신들의 이야기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숨은 뜻이 담겨 있다. 그것은 그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그리스 아테네인들의 지혜이기도 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신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어떤 뜻에서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인데, 그 까닭은 신화가 놀라운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신화를 소개하기에 앞서 이렇게 말한다.

[이제 여러분을 신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대부분 신과 영웅의 이야기입니다. 영웅은 신과 인간 사에에서 태어난 반신반인의 존재로서 신적인 능력과 신의 영역 안으로 들어가려는 강렬한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결국 인간이기에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신과 인간의 경계선에서 추락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영웅이든 신이든 모두 인간의 본성을 비춰 주는 거울임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10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면서, 무슨 신들이 이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간의 본성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인간의 삶과 꼭 닮은 신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재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우라노스의 이야기다. 가이아는 산들의 신 우레아와 , 바다의 신 폰토스를 낳아 자기 표면에 붙들어두고 우라노스를 낳아 자신을 감싸게 했다. 저자는 우레아와 폰토스는 엄마인 가이아의 말을 잘 듣지만 우라노스는 어머니가 정해준 질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위해 뛰쳐나갔다고 해석했다. 이는 가이아는 자식들을 자신의 뜻대로 하려고 했지만 우라노스는 반발하고 도전했고 우라노스는 새 역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보았다. 이에 부모들은 이를 통해 자식들을 응원하며 열린 마음을 가지고 도전을 할 수 있게 해야하고 그래야만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신화에는 비유와 상징을 통한 많은 이야기가 있고 신화의 뜻을 잘 살핀다면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