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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어수행평가 단편]꿈. (소설)
작성자 윤희권 작성일 2002-11-21
작성일 2002-11-21
[국어수행평가 단편]꿈. (작가희망생 作-_-;;-중학생-)
국어수행평가 때 쓴 것인데요, 좀 수정을 했습니다; 그때 제목이 꿈이라 꿈을 제목으로 썻었습니다요.




꿈.




지친 발걸음을 겨우, 겨우 한걸음씩 옴기며 난 드디어 아늑한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며칠동안 일이 겹쳐서 야근을 하다보니 온몸이 뻐근하다. 근무 할 때는 몰랐는데 막상 집에 와보니 왜 이리 실감이 나는지...열쇠를 살며시 꽃아 넣어 돌리자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음 이래서 돈이 있어야 편한 생활을 한데니까.

"다녀왔어!!"

소리를 지르며 들어왔으나 날 반겨주는 이는 한명도 없었다. 이혼한지 2달이나 됐는데 왜 이리 안 잊혀지는지...난 곧바로 침대에 누웠다. 푹신한 감촉이 감싸안으며 황홀한 기분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과연 침대는 에이스가 최고라니까.

"아함.."

침대에 눕자마자 잠의 수마가 쳐들어왔다. 이제 이 몸을, 지친 몸을 꿈의 여신에게 맡겨도 될 시간과 상황인 듯 했다. 역시 이런 상황에는 내 몸은 침대에게, 내 영혼은 꿈의 여신에게 가는 것이 낳을 듯 하다. 그리고 막상 눈을 감고 자려는데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날 깨우기 시작했다.

"일어나요! 일어나요!"

눈을 뜨자 내 앞에 펼쳐진 것은 광활한 초원에서 뛰어 노는 초록색 머리를 지닌 소녀였다. 소녀의 초록색으로 일치된, 심지어 눈동자마저 초록색인 것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으나 난 어디까지나 현실주의자이기에 누구나 할만하다고 생각되는 소리를 외쳤다.

"여긴 어디야!!"

내 외침에 반응하듯 소녀는 고개를 획 돌리더니 큰 초록색 눈을 깜빡이며 다가왔다.

"여긴 꿈의 세계, 난 꿈의 소녀, 당신은 꿈의 여행자~"

상큼한 목소리와 함께 소녀의 맑은 음성이 마치 대지를 울리는 듯한 착각을 안겨주었다. 너무나 산뜻한 목소리라 누구나 그렇게 느끼리라...여러가지 이런 저런 고민을 하는 나에게 계속 다가오던 소녀는 이마에 살며시 키스를 해주고는 달아나기 시작했다. 목소리만큼 상큼한 키스, 그것은 마법의 키스였나? 난 곧 그녀의 도망가는 모습을 보며 마구 쫓아갔다. 왠지 그 소녀가 이혼하기 전 내 딸 '수애'를 생각나게 했다. 아마 딸의 모습이 생각나 그녀와 놀아주었던 것 같다. 난 소녀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는 잡아서 그녀를 간지럼 태우고는 도망가기 시작했다. 우리가 뛸 때마다 꽃이 흔들거려 이 행복한 시간을 더 빛내려고 흔들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난 소녀와 계속 뛰어 놀았다. 곧 소녀가 땀을 흘리며 주저앉자 나도 소녀의 곁에 다가가 주저앉았다. 한참을 아무 말도 없이 있었으나 우리는 그저 즐거웠다.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 한 행복을 내가 느끼고 있으니 아마 소녀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난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 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해를 보았다. 난 저 해를 보며 느낀 감상을 말해주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에는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난 깨어났다.

"후우...어?"

난 일어나 문뜩 시계를 바라보았는데 이미 시계바늘은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런! 제길, 지각이다!!"

또 과장에게 이런, 저런 잔소리를 듣고 싶지는 않았다. 난 전력질주로 주차장까지 뛰어 차에 시동을 걸었다. 너무 조급해서 그런지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았다.

"이런 젠장 엿 쳐먹을!"

곧 시동이 걸리자마자 급하게 출발했다. 길만 안 막힌다면 아마 지각은 안 할 것이다. 다행히도 길은 막히지 않았고 드디어 고속도로였다. 그리고 난 잠시 눈을 감았다.






"어? 오빠 또 왔네?"

상큼한 목소리가 나를 반겼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초록색 소녀였다.

"응? 내가 왜 여기 있는거지?"

난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내가 있던 차안이 아니었다. 이곳은 그저 다시 푸른 초원이었다.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곳, 바로 꿈의 세계였다.

"어떻게 이런일이...설마 내가 꿈을 꾸고 있는건가?"

그러자 초록색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고 난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렇다면 내가 운전중에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인가? 나의 이런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녀는 그저 웃기만 했다. 그리고 점점 그 웃음소리는 커져갔고 암흑이 뒤덮여갔다.

"히히히..어리석은 인간! 넌 죽었어~ 이걸로 358명 째다~ 아빠한테 자랑해야지."

그 말을 끝으로 초록색 머리의 소녀는 사라졌고 난 어둠 속을 헤맸다




"이 사람 이상하군. 졸음운전이 아니라 마약이나 그런 거 아닐까?"

어떤 사람이 말했다. 사복을 입고선 여러 가지 떠들어대는 것을 보니 경찰인 듯 했다. 그 경찰에게 하얀 가운을 입은 자가 반박을 하며 나섰다. 의사이리라...

"웃으며 죽은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마약 같은 환각제 성분이 부검결과 나오지는 않았어. 100% 졸음운전이야."

그들은 무엇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것을 어딘가에 넣어놨다. 그리고 난 동시에 차가운 곳으로 들어갔다....


이걸로 내 자서전은 끝났다. 음? 여러 가지 궁금한게 있을 것이라는 걸 안다. 여기서 보면 분명 내가 죽었다는 건데 어떻게 자서전을 쓰냐는 질문이 있을 터인데..

꿈에서 소녀와 함께 당신을 만날 테니 그때 질문을 해라. 한 가지 충고하는 데...

죽음은 각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