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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사랑을실은열차
작성자 한솔이 작성일 2002-12-05
작성일 2002-12-05
열한살입니다. 대전살고요.......... 한솔이란 이름은 엄마가 제가 첨 태어났을 때 지어주고팠던 이름입니다. 한솔 한솔...... 아름다운 발음이지요. 제 이름은 상관없이 다른 이름이 되었지만 우리말인 한솔......한솔은 정말 아름다운 말입니다.
조그만 열차가 있었습니다. 다른것들과 똑같이 냉냉~소리를 내며 칙칙거리는 작은 열차였죠.... 항상 까만재에 덮여있었습니다.
그날도 열차는 칙칙 소리를 내며 조용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열차가 맡은 길은 서울역에서 그옆 분당구까지였습니다. 밤은 깊어갔지만 웬지 역장은 열차 멈추기가 싫어졌죠. 그래서 되도록 천천히 밤길을 달렸습니다. 고요한 밤에는 별 몇개가 떠있었습니다.
갑자기 부드러운 밤의 장막에 가려진 창밖을 내다보던 역장은- 한 거지를 보았습니다. 다행히도 열차는 막차였으므로 사람도 없었습니다. 역장은 열차를 멈추어섰습니다. 그리고 거지를 열차안으로 데려다 주었습니다. 거지소년의 까만 눈이 반짝거렸습니다......그는 매우 배가 고픈듯이 보였습니다. 역장에게 자신의 어린시절이 떠올랐고- 눈에 동정심이란 눈물이 아로새겨졌습니다. 그는 비상용 건빵을 모조리 그에게 내밀었습니다.
허겁지겁 소년은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역장은 측은히 바라보다가 물을 건넸습니다.
"천천히 먹어, 체하겠다."
거지소년이 이윽고 음식을 다 먹었을 때 역장은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었습니다. 거지소년은 아버지에게 가느라 성남시에 간다고 말했습니다. 소년에게 그 아버지가 얼마나 자상하고 사랑하는지 들은 역장은 그를 성남시까지 데려다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밤 열한 시가 넘어 있었지만 역장은 잠자코 열차를 달렸습니다.
"거기까지 걸어가려고 했었니?"
"네? 아, 네...... 엄마가 아프셔서요."
소년은 겨우 열살도 안되어 보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착한 소년이 고개를 숙이고 말했습니다. 좀 후에 소년은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죠. 역장은 고개를 돌렸습니다.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둥근방울을 매달고 있었죠.
나중에 그 열차는 <사랑을실은 열차>가 되었습니다. 새로온 젊은 역장은 타는 사람들에게 모두 건빵 한조각씩을 주면서 불쌍한 사람이 있거든, 이 건빵 한조각씩이라도 도우라고 말했습니다. 건빵 문화는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남을 돕는 것을 생활화하였습니다. 건빵 문화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상한일, 아니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새로온 젊은 역장들이 건빵 한조각씩의 도움을 받고 희망을 안았던 거지들이었다는 것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