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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할머니께
작성자 남예원 작성일 2002-10-19
작성일 2002-10-19
  할머니께.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 예원이에요. 몸 건강하시죠? 전 건강해요.
시골에서 제 닭들을 잘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잡아먹는다고 말씀하시는데 정말로는 안 잡아 먹으실거죠?
잡아먹지 마세요.제가 병아리때 부터 키워서 장닭이 될 때 까지
키운건 달비 개비 밖에 없으니까요.
한때 할머니가 제 꿈인 건축가를 하지 마라고 하셨잖아요?
그 때 얼마나 섭섭했는데요. 할머닌 여자라면 선생을
하라셨잖아요? 노동판은 남자들도 하기 힘든 곳 이라면서요.
할머니, 할머니는 다른 할머니들처럼 노인정에 안가고 일만 하시는 것
같아 제 마음이 좀 아팠어요. 하지만 학교 숙제로 농사나 제사 같은 것을
조사 해오라고 할 땐 할머니께 물어보면 모르시는 것이 없어 제 어깨가
좀 으쓱하기도 했어요.
할머니가 열심히 일하시는 것을 보면 참 힘들겠다고 몇 번이나  생각했어요.
농사짓고 밭 가꾸면 힘들잖아요. 저도 그런걸 해 봤거든요. 주말마다
농장에 가서 제 밭을 가꾸었는데 처음에는 제가 심은 씨앗들이 싹이 나서
배추며 상추가 되는 것이 신기했어요. 하지만 솎아주고 비가 오지 않
으면 물을 듬뿍 주어야 되기 때문에 참 힘들었어요.
우리가 가꾼걸 우리가 먹고 판다고 생각하면, 그만큼 기쁘고 좋은
일이 어디있겠어요.
제가 제사 때문에 시골에 갔을때 소 밥인 짚을 주다가, 끈을 끊으려고
낫을 사용하다 베인 적이 있었거든요? 피가 좀 나고 따끔 했어요.
그런데 그런 농기구를 할머닌 잘 다루시니까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할머니 몸 건강 하시고요. 농기구 만질때 조심하세요.
설날 때 또 뵐게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
                  
                                            2002년8월 30일
                                           -예원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