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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고독한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스토너>
작성자 최자민 작성일 2020-08-08
작성일 2020-08-08

“사는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누구나 스토너다!”


50여 년 전, 이 책의 초판은 출간 1년 만에 절판되었지만 2010년대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재출간되며 역주행 베스트셀러 신화를 쓴다. 사랑과 학문(문학)을 주제로 시종일관 실존의 고립감을 묵직한 형태와 건조한 질감으로 세심하게 기록한다.


스토너는 작은 농가에서 가난하게 태어났다. 배우지 못한탓에 가난과 힘든 노동으로 살았던 그의 아버지는 농사짓는 법을 배워오라며 스토너를 대학에 보낸다. 대학에 입학한 스토너는 우연히 기초교양 강의로 영문학 개론을 듣게 된다. 그 수업은 엄청난 고민과 고뇌를 안겨주고, 결국 영문학도의 길을 택한 스토너는 비로소 문학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삶에 대해 욕망하게된다. 그는 교내 정치보다는 오로지 교육자로 집중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그의 태도가 그를 고독하게 만든다. 그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순수성은 제대로 평가 받지못하고 점점 고립되어간다. 사랑해서 결혼한 아내였지만 결혼의 일상성에 지치고 무미건조함속에서 한줄기 빛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그는 세속적으로 실패한 삶을 살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자신에게 닥쳐온 운명에 반항한번 안하고 슬픔과 고독을 견디며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 노교수의 충실한 삶은 평범함 삶속에도 고귀한 가치와 찬란한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소중함을 알려준다.

스토너를 읽는동안 줄곧 아빠가 생각났다. 공장을 하시면서 부도가 나고 다른사람손에 공장이 넘어갔지만 , 끝까지 그 공장을 떠나지 않으시고 현장 말단부터 다시 일을 시작하셔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시던 아빠의 묵묵함이 그때는 왜그리 답답했을까 돈을 좀 만졌을때 서울에 땅이라도 좀 사놓으시지 하며 원망아닌 원망을 했던 철없던 내가 한없이 부끄럽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아빠는 돈많은 부자는 아니었지만 가족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다정함을 잃지 않는것으로 품위를 지키신 누구보다도 성실한 삶을 사셨다는걸. 


이책을 읽는 독자들은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어렴풋했던 그의 삶이 점점 짙어지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넌 무엇을 기대했니?’

격높은 문장. 이책 초반의 관조하듯 지루한 서사 덕분에 오히려 책장을 덮고난 후 더 깊은 사유와 함께, 영문학자 스토너의 일생이 묵묵한 슬픔으로 다가와 가슴을 후벼판다. 우리는 누구의 삶도 함부로 실패나 성공으로 판단하고 재단 할 수 없다

p254

“마음만 먹으면 몸에서 의식을 분리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을 지켜보았다. 잘 모르는 사이인데도 묘하게 친숙한 누군가가 자신이 해야 하는 묘하게 친숙한 일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