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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운수좋은날
작성자 서진주 작성일 2022-04-17
작성일 2022-04-17

비 내리는 어느날, 하루종일 비가오는 날 이라 그런지 밀려드는 손님덕에 거액의 수입을 벌어들인 인력거꾼 김첨지는 풍족한 돈을 가지고 주점에 들려 목을 축이고 앓고 있는 아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온다.그런데 김첨지를 기다리던 것은 아내의 죽음이었다. 집에 돌아온 그의 손에는 아내가 사흘 전부터 먹고 싶어 하던 설렁탕 한 봉지가 들려있었다. 김첨지의 운이 좋았던 하루를 부질없게 만들어 버리는 결말이였다.

사실 김천지의 가슴속에서는 전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그 불길한예감은 아내의 죽음을 암시한것 아닐까?사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던 것은 운수좋은 날이 아내의 죽음을 감추기 위한 겉포장이라는 것을, 실은 아주 나쁜 일을 뒤에 감추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려던 것은 아닐까? 이런 대조때문인지 김첨지가 죽은 아내를 보고 우는 모습은 그 어떤 장면보다 내 마음속을 흔들었다. 작가는 김첨지라는 사람의 하루를 통해 소외받고 가난한 밑바닥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돈이 없어 약은 커녕 설렁탕 한 그릇도 사지 못하는 김첨지. 병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한번도 받아보지 못하고 죽어가는 그의 아내. 먹을 것과 입을 것 어느 하나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하는 아들. 비가 와서 미끄러지고 다쳐도 일을 해야만 하는 인력거꾼들의 삶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작가는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힘든 삶을 살아가는 슬프고 비참한 1920년대의 사람들의 생활을 김첨지의 가족에 비유하고있다.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 정도가 흘렀다. 1920년대와 2022년 지금. 그때의 생활에 비해 우리의 생활은 어떤가? 도시는 갈수록 화려해지고 빽빽한 고층건물들은 제각기 누가 더 높은지 경쟁이라도 하듯 위엄을 드러낸다. 회사,아파트,가로등,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란한 불빛들과 길거리 수많은 가게들은 이미 한국에서 많이보이는 풍경이다.그러나 눈에 보이는 것이 다일까? 단시간동안 크게 발전한 우리 사회 뒤에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김첨지 가족들이 존재한다. 여전히 매 끼니를 걱정하고, 하루하루를 겨우 살아가는 이들말이다. 요즘의 김첨지 가족에게 운수좋은 날이란 어떤 날일까? 돈을 주운 날? 로또에 당첨된 날? 그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비극 역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손님이 많아 운수 좋은 날이라 생각했던 김첨지에게 아내의 죽음이라는 비극이 함께한 것처럼 운이 좋은 날이라고 생각될수록 내가 잊고 살아갔던 것은 없는지, 다른 욕심을 부리느라 놓치는 것은 없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다. 또 가벼운 일이라도 쉽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나를 한번더 되돌아 보게 되었다.




경기 송운초등학교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