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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작품

제목 내 자신을 사랑하는 길
작성자 김현진 작성일 2019-08-13
작성일 2019-08-13

내가 가진 기억들이 찢어 갈긴 상처들 사이로 점점 시간들이 그 틈을 메워간다. 결국 극복하지 못했기에 이겨내지 못했다고 생각했었다. 어쩌면 내가 그 극복에 대한 정의를 잘못 내렸던 건 아닐까. 그 사건이 다시 와도 대처를 할 수 있다는 것만이 극복은 아닌 것 같다. 죽을 것만 같은 감정들을 다스리고 마음의 평안을 찾는 것 또한 극복이 아닐까. 지나가보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그 당시에는 왜 한없이 무너졌을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더 나약한가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예전과는 달라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이 바뀌기도 하는구나.


그동안 나는 내 자신을 미워했다. 참 모자라보였고 한심해보였다. 외적인 모습을 불평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다른 부분도 싫어지고 결국 거울 속의 나를 외면했다. 내 마음을 내 자신 스스로가 짓밟고 으깨고 터지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돌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했는지를 잘 몰랐으니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내 외로움들을 채우면 해결될 거라고 여겼다. 억지로 만들어낸 만남들은 진정한 정서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관계가 끝나면 또 다른 사람을 찾았다. 순간순간 받는 상처들이 색다른 사람을 찾는 걸 멈추게 할 때, 그 때 오는 외로움을 혼자 걷거나 즐기는 방식으로 풀었다. 다른 말로 하면 고독을 즐긴 거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고 또 결국엔 찾고 찾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정말로 의미 없다고 느꼈다. 내가 정말 좋은 건지 어떤 건지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멈춰줄 사람을 만났다. 그는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애초부터 좋은 사람이라는 건 자신에게 잘해주는 사람이니까.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게 되고 결국 끝을 선언했다. 확 꽂힌 상처들이 내 마음을 난도질하기 직전까지 이르렀다. 내가 참 어리석었구나.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원하는 게 아니라 내 스스로가 내 자신을 사랑해주면 외롭지 않다는 걸 왜 그 때는 몰랐을까. 다른 사람에게만 의존하여 사랑을 얻다보면, 만약 그 사람이 없다면 사랑을 얻고 싶어 발버둥 치게 된다.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다. 내가 유독시리 심한 거겠지.


이제야 조금씩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조금 늦은 것 같긴 하지만 천천히 실천하다보면 결국 난 정말로 행복해지겠지. 진심으로 행복해지고 싶다. 어쩌면 지금 주어진 내 상황도 행복한 걸지도 모른다. 다 지나가봐야 알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내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 또한 사람은 부딪혀보고 무너져보면서 다시 재건축을 하며 성장해나간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작년엔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이제 잎이 난 새싹에서 줄기가 길어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사랑도 큰 힘을 내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힘은 수십 배로 커진다. 또한 누구나 조금씩은 갖고 있는 외로움을 꽉 메워준다. 외로워진다면 다른 사람을 찾는 게 먼저가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먼저 돌아봐야한다.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건 나 자신인데 요즘 사람들은 남을 너무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 내 자신을 사랑한다는 건 행동의 주체가 내가 되는 것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람들의 주체는 남이다.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입고 싶은 대로 입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건 정말 필요하고 중요하다. 물론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자신을 사랑하면서.


(고등학교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