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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xpecto Patronum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을 읽고-
작성자 조예령 작성일 2018-12-24
작성일 2018-12-24

Expecto Patronum

-가장 행복한 기억의 마법 익스펙토 패트로눔-

 

 

세상에! 헤르미온느! 네가 트롤을 상대했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아. 내가 잘못 본건가 싶어서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니까. 3미터가 넘는 키에, 연한 잿빛 살갗, 그리고 옥돌처럼 둔탁한 몸집 위에 코코넛 같이 올려져 있는 작은 대머리, 나무 세 개를 합쳐 놓은 것만큼 두껍고 짧은 다리에 붙어 있는 굳은살 투성이의 냄새가 지독한 발이라니. 네가 너무 생생하게 적어둬서 눈앞에 트롤이 있는 줄 알았어. 정말 징그러워서 헛구역질이 나왔지 뭐야.

트롤이 커다란 나무 방망이를 너에게 휘두르려 했을 때 얼마나 무서웠니. 네가 꼼짝 못하고 화장실벽에 붙어있어야 했던 심정을 나는 이해해. 어릴 때 네가 빌려줬던 욕심쟁이 거인 책에서 거인이 악귀처럼 변해서 아이들을 쫒아내던 내용 읽고 무서워서, 엄마가 찾을 때까지 이불 속에 숨어있었던 적이 있어. 난 상상 속 거인도 이렇게 무서웠는데, 넌 살아있는 트롤을 만난 거잖아. 기절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단해. 해리랑 론이라는 친구가 널 찾으러 와서 천만다행이야. , 화장실에서 울다가 트롤을 만난 것도 그 애들 때문이지만 말이야. 어쨌든 론이 트롤을 무찌른 주문이 '윙가르디움 레비오우사'라고 했지? 트롤이 자기 방망이에 맞아 기절하게 만들다니, 정말 멋지고 웃긴 마법사다운 해결방법이야.

이 일로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된 거 축하해. 네가 거짓말까지 하면서 자신들을 보호하려 했던 것에 감동받았나봐. 친구를 위한 행동이 용기의 그리핀도르다워! 그동안 혼자 다녀서 외로웠던 기억은 해리, 론이랑 다니면서 다 잊어버려! 즐겁고 행복한 기억들을 그 위로 덮어버리는 거야.

말포이가 너를 머글태생이라며 괴롭히는 애야? 순혈과 혼혈, 머글태생을 구분하는 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야. 마법사든 머글이든 사람을 타고나는 출생으로 차별하는 건 옳지 않아. 지금 머글 세계에서는 인종차별을 위해 싸우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어. 인종차별 철폐 운동을 하던 넬슨 만델라가 석방되고, 시위가 벌어지고 있어. 마법세계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해 보여. 헤르미온느, 네가 변화의 시작이 되는 건 어때? 장관에 올라 너와 후대의 머글태생들을 위해 차별 없는 마법세계를 만들어 가는 거야. 능력은 혈통에서 나오는 게 아니잖아. 그러니 말포이나 다른 녀석들이 너를 머글태생이라는 이유로 뭐라 하든 흔들리지 마. 넌 충분히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니까 너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어. 내가 항상 응원할게!

그리핀도르가 슬리데린과 붙은 퀴디치 경기에서 우승한 거 축하해! 해리가 스니치를 잡아서 이겼다며, 해리에게 축하한다고 전해줘. 네가 보내준 영상구로 경기 잘 봤어. 보다가 갑자기 흔들려서 뒷부분은 못 봤는데, 네가 움직여서 그랬나봐. 이 때가 해리의 빗자루가 어둠의 마법 때문에 멋대로 움직여서 떨어질 뻔한 위험한 순간이었니? 그리고 네가 스네이프 교수를 범인으로 생각해서 마법을 멈추게 하기 위해 망토자락에 불을 붙였고 말이야. 그런데 내가 봤을 때 그 교수가 범인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어. 좋지 못한 주문을 걸려면 눈을 계속 맞추고 있어야 한다고 했지? 스네이프 교수가 눈을 조금도 깜박이지 않아서 넌 범인으로 그를 확신했던 거고. 내가 본 영상에서는 그 옆에 앉아 있던 교수도 눈을 전혀 깜박이지 않고 있었어. 마법약 첫 시간에 해리에게 어려운 문제로 면박을 주고 너에게 앉아라며 날카롭게 말하고 무시한 스네이프 교수를 옹호하는 건 아니야. 다만 너의 판단에 스네이프 교수의 나쁜 평판이 영향을 미쳤다면, 한 번 더 의심해 보라고 말해주고 싶어. 그의 나쁜 평판에 숨은 진짜 범인이 있을 수 있으니까. 헤르미온느, 범인을 잡고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걸 의심해야해. 그래야 놓치는 부분 없이 사건 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 평소에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새롭게 느껴지곤 하잖아.

헤르미온느,,, 사실은 난 네가 이렇게 힘든 일이 많아는 줄 전혀 몰랐어. 차별당하고 혼자 다니면서 외로웠을 거라 곤 생각도 못 하고, 마법학교에서 나 없이 재미나게 노는 줄만 알았어. 너를 마법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뺏긴 것 같고, 혼자가 된 기분이라 서운해서 편지도 늦게 읽었는데, 정말 미안해. 이번 크리스마스에 우리 집으로 놀러와. 네가 좋아하는 호두파이 구워서 기다리고 있을게. 헤르미온느, 남은 학교생활 잘 보내!

사랑을 담아

엘라

 

 

PS. 헤르미온느! 트롤이 나오는 마법학교라니, 아직도 충격적이야. 크리스마스 소원으로 너의 안전을 빌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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