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계속되면서 내륙 주민들의 피해가 컸습니다. 때문에 고려 조정 내부에서는 몽고와 강화를 맺으려는 온건파가 득세하였습니다. 마침내 고종 45년(1258년) 최씨 정권을 무너뜨리는 정변을 일으켜 김인준이 최의를 타도하였습니다. 이때가 고종 45년이었는데 대권은 왕에게 있었지만 실제로는 김인준이 쥐고 있었습니다.

원의 간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권문세족들이 정치적으로 득세하였습니다. 이 시기에 새로운 사대부 층이 성장하여 변화와 개혁을 시도하려 하였으나 아직 정치 세력화할 정도의 힘은 갖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왜구가 침입하여 약탈행위를 함으로써 고려는 또 한번의 시련을 겪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우왕 9년 왜구는 강원도 내륙을 침략하였는데, 영월․평창․정선․강릉․횡 성 등 강원도 거의 모든 지역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쯤에 무신정권의 무력기반으로 항몽전의 선두에 섰던 삼별초가 개경환도를 반대하고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삼별초는 좌별초 우별초 신의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시초는 밤에 도둑을 단속하는 데 있었지만 차츰 그 임무가 확대되어 경찰임무 이외에 군사임무인 도성의 수비를 비롯해 친위대․특공대․정찰대의 구실도 하였습니다. 대몽항쟁에서도 삼별초는 두드러진 활약을 하였습니다. 
  
삼별초는 8월에 진도로 옮겨와 장기적인 대몽항쟁을 계획하였으며 일본과의 제휴도 모색 하였습니다.진도는 조운로의 길목에 있었기 때문에, 조운을 막으면 개경정부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었습니다. 진도는 일본이나 중국과 교류하는 데 중심지였으며, 또한 진도 자체가 비옥한 농지를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의 자급자족이 가능하였습니다. 삼별초가 진도에 근거를 두고 대몽항쟁을 적극적으로 표방하자 경상도의 밀성인, 밀양인까지도 호응하였습니다. 삼별초군은 남해안 일대와 전라도 일대를 자신의 영향력 하에 두게 되었습니다.
 
진도에 근거하고 있던 삼별초군은 여몽연합군의 대대적인 공격을 몇 차례 물리쳤지만, 결국 원종 12년(1271) 5월 진도에서 쫓겨나 제주도로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에 입거한 뒤에도 삼별초는 전라도 서남해안 일대에 세력을 뻗치고 있으면서, 조운로를 막아 원종 13년 3월에서 5월까지 조운선이 20척, 곡미 3,000여 석을 약탈하였습니다. 또 원종 13년 8월에는 삼별초가 전라도의 공미 800석을 약탈하였습니다.
 
유례가 없는 몽고의 엄청난 공격에 대해 고려 정부에서는 조직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강화도에 수도를 옮겨 그곳만을 지킬 뿐이었습니다. 내륙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지역민들이 힘을 합쳐 항전을 전개하였지만 그 희생은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고려는 몽고와 강화를 맺고 개경으로 환도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반대하며 끈질기게 저항했던 삼별초는 1273년에 전함 160척, 군사 1만의 대규모 여몽 연합군에 의해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이때가 원종 13년 4월이었습니다.

삼별초의 항전도 이렇듯 여몽연합군의 공격으로 무너지고, 이제 고려는 몽고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