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쿠데타에 의해 정권을 장악한 통치자들은 자신도 똑같은 일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마련이었습니다. 특히 세조는 조카와 형제들을 죽이면서까지 잡은 왕권이기 때문에 그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세조는 중앙집권 강화 정책을 쓰면서 왕권을 강화시켰습니다.

세조의 중앙집권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함길도 지방의 수령을 중앙에서 임명하였는데 이 정책은 기존 토호들의 반발을 샀습니다. 또한 중앙에서 임명된 수령들은 대체로 무인 출신이라 무력을 동원한 독재적인 방법으로 그 지방을 다스렸습니다. 따라서 백성들에 대한 가렴주구(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음)가 극성이었습니다.
 
함길도는 여러 지방에서 모인 백성들로 구성된 특수한 지방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주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이 끊임없이 생겼습니다. 당시 통상적인 관념상 고향을 따로 두고 타지에 와서 자리 잡고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시애의 난이 일어난 배경에는 이렇게 특수한 역사적 배경이 깔려 있었습니다.

이시애는 회령 부사로 있다가 모친상을 당하여 관직에서 물러난 함길도의 대표적인 호족세력이었습니다. 이시애는 그의 동생인 이시합, 이시백과 역모를 꾸몄습니다. 이시애는 사람을 시켜 남쪽의 병선이 후라토도(함경도 경흥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에 정박해 있는 것을 보았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렸습니다.
  “하삼도 군병이 함길도 사람들을 모두 죽이려고 올라온다.” 
그는 이런 유언비어와 함께 사람들을 끌어 모았고, 또 조정에 사람을 보내어 이간책을 썼습니다.
  “강효문이 한명회, 신숙주 등 중신들과 모반을 꾀하려 했으므로 목을 베었습니다.”
 
세조는 초반에 한명회와 신숙주를 가두고 이시애를 타이르는 것으로 마무리하려는 정책을 썼지만, 생각을 바꾸어 신숙주, 한명회 등 중신을 풀어주고 친정을 계획하는 등 강경책으로 전환하고 나섰습니다. 관군이 밀고 올라갔다가 다시 이시애의 포위망에 걸리고, 그렇게 격전이 벌어졌습니다.

끝내 관군의 세력에 밀려서 전력을 상실한 이시애 군은 과반수가 도망하여 흩어졌고 도망하지 않은 자들은 이시애를 잡아 바칠 것을 꾀하였습니다. 이를 눈치 챈 이시애는 몰래 단천으로 도망하였습니다. 그는 약간의 남은 병력을 수습하여 길주로 들어가 창고의 군량을 불태우고 다시 북으로 가서 군대를 재수습하였습니다. 그리고 여진인들의 응원을 얻기 위하여 용성으로 향하던 도중에 관군의 계략에 빠진 부하들에게 사로잡히고 말았습니다. 

결국 이시애와 이시합 등은 관군에게 넘겨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국문을 당하고 참수됨으로써 반란군은 완전히 소멸하였습니다. 이때가 난이 발생한지 62일 만의 일이었습니다.
 
함경도 전역을 휩쓸며 군사를 일으켰던 반란은 이시애의 죽음으로 막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