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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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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도｣는 1950년 2월 ｢백민(白民)｣ 20호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 화자인 ‘나’가 들었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액자 소설이다.
황순원의 작품들은 범생명주의의 경향을 드러낸다. 그의 소설들에 자주 등장하는 뭇짐승들에서 작가의 특별한 관심을 확인할 수있다.｢목넘이 마을의 개｣의 흰둥이, ｢이리도｣의 이리 떼,｢비늘｣의 잉어,｢달과 발과｣의 새끼 게를 둘러싼 동화적 초자연적 분위기 들을 황순원의 토속적 인간과 때어 놓을 수 없는 생명 그 자체의 표현 양식인 것이다.
황순원의 범생명주의는 정신과 육체를 분리 할수 없는 카오스적 생명 그 자체를 바탕으로하여 한국적 샤머니즘에 그 뿌리를 둔다.이와 같은 특징은 한국적 이미지에 대한 그의 뿌리깊은 집념을 반영한 것이다.물론 그에 있어 ‘한국’이란 어느 특정시대에 구체적으로 현존하는 한국이 아니라 순수추상의 한국,이미지로서의 한국이다.민족주의자가 보여주는 지도이념이나 행동강령으로서 한국이 아니라,생리적 감성의 한국이다. 실존하는 한국이 아니라 겨레의 핏줄속에 내려오는 어떤 전형 으로서 한국인 것이다.
이러한 특징들을 잘나타내고 있는 작품 '이리도'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중학교 이학년때 나는 ‘만수’라는 친구와 매우 친하게 지냈다.
민수는 어머니와 함께 조그마한 집에서 어렵지 않게 살았다. 그의 아버지는 평양에서 큰고무공장을 경영하는 사장이나 작은댁을 얻어서 따로살림을 한다는 것이다. 내가 본 만수아버지는 이목이 수련한 신사로 만수 어머니보다 훨씬 젊었다. 그에 비하면 만수어머니는 몸이 약해서 언제나 병색을 띠고 나이도 훨씬 들어보였다.
나는 만수네 방에서 공부도하고 얘기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그러나 우리둘 중 하나가 지쳐 떨어질때까지 하모니카를 불곤하였다. 그리고는 손깍지를 하고 누워서 벽에 걸린 바다 사진을 감상하곤 하였다. 만수는 마도로스가 되려는 소망을 가져서인지 바다에 대한 지식도 많았고 그의 사진에 대한 애착도 퍽 깊었다.
만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만수가 외삼촌을 따라 떠날때까지 나는 거의 일년동안 그의 방에서 살다싶이 하였다. 특히 우리가 넓은 세계에 대한 애착과 동경을 갖게 된것은 만수의 외삼촌 때문이었다. 만수어머니를 닮았던 그는 우리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만주의 마적 이야기,중국사람과 새에 대한 이야기 등이었으나 그 가운데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했던 것은 홍안령 이야기 였다.
만수 외삼촌이 몽고의 어떤 민가에 일본사람과 함께 묵게 되었다. 인심이 후한 몽고인 주인은 저녁식사와 함께 술대접까지하며 이야기 판을 벌였다. 이때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되자 주인은 이리떼가 가깝게 나타난 것이라 하였다. 그 일본사람이 권총을 꺼내들고 밖으로 나가려 하자 주인은 애써 그를 말리면서 이리의 습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언젠가 국경의 군인셋이 술에 취해 밤길을 가다가 이리떼를 만나 총을 쏘는 바람에 그들의 시체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이리는 피를 보면 꼭 끝장을 보려는 습성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또 다시 개들이 짖고 이리떼가 가까이 나타나자 그 일본사람은 권총을 들고 주인의 만류마저 뿌리치고 뛰쳐나갔다. 몇방의 총소리가 들리고 잠잠 해졌다. 그다음날 아침 권총만 발견하였는데 그 권총자루에는 이리의 이빨자국이 선명하게 나있었다는 이야기 였다.
작가는 이작품을 통해서 무력행위가 얼마나 무기력하고 증오스러운지 ‘이리’를 통해서 말하고 있으며 평화에 대한 애착을 강조하면서 작가특유의 간결한 문체로 사실적으로 그려 나가고 있었다.
[청도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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