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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하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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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촌｣은 1936년 조선일보 심춘 문예에 당선한 작품으로 김정한의 문단 데뷰작이며 초기의 대표작이다. 일제 아래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가뭄과 무자비한 소작료로 고통을 견디다 못해 봉기한 사하촌의 농민과,지주이자 특권계급인 보광사 승려와의 대립을 보여준다.
작가 김정한의 작품세계는 첫째, 역사를 과거의 일로만 묻어 버리지 않고 현재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려고 시도하고 있다.둘째,전통적이며 토속적인 것을 강조한다.셋째,독자의 기준을 도시의 지식층보다 농촌출신의 청년들에게 두고 있다.넷째,농촌 생활에 밀착되어 있는 순수한 우리말을 되도록 많이 쓰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이러한 점이 잘드러나있는 작품이 바로 ｢사하촌｣이다.
김정한은 어느 작가보다도 치열하게 농촌사회의 현실을 현장속에서 깊이투시하고 있는작가 아다.그의 문학세계는 특별한 소설 시학적인 국면을 갖고 있지는 않다.대신에 현실을 보는 작가로서의 대담한 정직성과 고발적인 즉물성을 중시한다.
｢사하촌｣의 공간적 배경은 일제 아래 소작농들이 모여사는 농촌 마을이며, 시간적 배경은 가뭄이 심한 초여름이다.이러한 배경이 모순된 현실을 선명하게 부각시키는 구실을 하며,작품 속에서 전개하는 갈등의 성격을 규정한다.즉 ‘보광사’라는 절 소유의 땅을 소작하며 살아가는 성동리 마을 농민들을 통하여 가뭄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흉년에도 불구하고 힘겨운 소작료를 모두 바쳐야 하는 모순된 농촌 현실을 갈등의 원인으로 보여 주는 이 작품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싸우는 농민들의 모습을 그린 농촌 소설의 한 유형이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모를 낸 후 심한 가뭄이 계속되자 성동리 마을 농민들은 농사를 거의 망치게 된다. 더군다나 물길을 막아 도시 사람들을 위한 저수지를 만들었기 때문에 농민들의 가뭄 피해는 말할 수 없이 컸다.
수도 출장소에서는 농민들의 폭동이 염려되어 잠깐 물길을 터 놓는다. 들깨는 물을 조금이라도 끌어들이려고 백방으로 노력해 보지만 아무런 실속도 얻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여 양심도 체면도 저버린 인간의 실상을 접했을 뿐이다.생색만 낸 물로 말미암아 여기저기서 물싸움이 벌어지고,마을 인심은 흉하게 된다.농민들은 기우제와 보광사에서 주도하는 기우 불공에 잔뜩 기대를 걸고,없는 살림을 쪼개고 끼니를 굶어가며 나뭇짐을 팔아서까지 부처님께 정성을 바치지만 아무런 영험이 없다.
여를이 가고 추석 때가 되었으나 추석을 맞이할 업두도 낼 수 없다.군청 주사까지 나와서 가뭄 피해를 조사하는 체하며 부산을 떨지만,그는 술 대접만 받을 뿐 척삼촌 산소 벌초하듯 일처리를 흐지부지할 따름이다.
보광사에서는 농사를 망친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예전과 다름없는 소작료를 요구하고,성동리 농민들을 대표한 고서방,들깨,또쭐이등의 저리 자금에 대한 지불기한의 연기 신청은 거절당한다.논에는 ‘입도 차압’이라는 팻말이 나불고 고서방은 야반 도주를 하고 만다. 더이상 빼앗길 것이 없는 극한 상황에 처하자 성동리 농민들은 차압 취소와 소작료 면제를 탄원하기 위하여 볏짚단을 들고 보광사로 향한다.철없는 아이들은 절을 태우러 간다고 떠들어 댄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서 가뭄이라는 자연 재해와 소작 제도의 모순을 보여 준다.일제 아래 시달리는 성동리와 보광리는 두 농촌을 통해서 일제 수탈의 압잡이인 순사,군청 주사,농사 조합 평의원,보광사 중들로 이루어진 지주(지배 계급)측과 이들에게 시달리며 빼앗기고 천대받는 소작인들의 이야기를 묘사하고있는 작품｢사하촌｣은 민족운동의 계몽성과 사회주의의 목적성을 표방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나아간 농민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청도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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