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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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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읽고
능인중학교 교사 임호인
사람은 영원히 변하지 않은 채로 간직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이성의 사랑, 가족, 한 번 정한 훌륭한 직장 등등.
그러나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영원히 변하지 않고 남아 있는 무언가에 더욱 더 집착을 하게 되는지 모른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번역, (주)진명출판사 펴냄)에서는 인간의 이런 모습들이 잘 나타난다. 꼬마 인간 허를 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구태의연하고 소득 없는 일에 집착하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 준다.
졸업한 후 많은 해가 흐른 다음 동창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고교시절 꿈꾸어왔던 생활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그러자 마이클이 자신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우화가 있다며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쥐인 스니프와 스커리, 꼬마 인간인 헴과 허는 모두 미로에서 치즈를 찾아 헤매고 있다. 드디어 미로 속에서 치즈가 가득한 창고를 발견한 넷은 행복해 한다. 하지만 생쥐들이 치즈를 먹으면서도 치즈가 없어질 상황을 생각해 다음 행동을 생각해 둔 것과는 달리 꼬마 인간들은 창고의 치즈에 안주해서 훗날에 일어날 변화를 헤아리지 않는다. 마침내 치즈가 모두 없어지자 생쥐들은 재빨리 치즈를 찾기 위해 미로를 다시 탐색하지만 꼬만 인간들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고 말하며 원망과 낙담으로 세월을 보낸다. 다행히 둘 중 헴은 다른 치즈를 찾기 위해 미로로 들어가지만 허는 이미 사라져버린 치즈에 대한 미련과 집착 때문에 헴과의 동행을 거부한다.
미로 속으로 홀로 들어간 허는 치즈를 찾아 헤매면서 깨달은 점을 벽에 적어놓는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치즈 냄새를 자주 맡으면 치즈가 상해 가는 것을 알 수 있다'로 시작된 글은 '치즈를 따라 움직여라. 그리고 맛있게 먹어라'로 끝을 맺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가치를 둔 일들이 순간순간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보았다. 절대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가치를 변화시키는 요인들을 찾아 가치의 흐름을 알아둔다면 보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먹고 싶은 치즈와 같은 꿈이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꿈은 갓 피워올린 장작불처럼 강렬하다. 그러나 어른들은 아이들의 치즈를 신선하고 향기로운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덜 발효되어 비린내 나는 치즈라고 치부해 버리는 어른들이 대부분이다. 친구들과의 우정, 청소년 시절에 경험하고 싶은 갖가지 모험, 인생에 빛이 되어 줄 추억 만들기 등이 글들의 치즈일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 치즈는 모두 버리고 대학이라는 치즈를 먹어야 한다고 강요한다. 청소년들은 어쩔 수 없이 대학이라는 치즈를 찾아 수험공부라는 미로 속을 헤매고 있다. 대학이라는 치즈의 맛을 즐기는 청소년도 있겠지만 그 치즈가 입에 맞지 않아 결국은 뱉어내는 청소년도 있을 것이다. 교사들은 그런 청소년에게 자신이 필요한 치즈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길러주어야 할 것이다.
좋은 교사란 물을 먹여주는 자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물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사가 참된 교사일 것이다. 교사가 먼저 사회의 변화를 감지해서 청소년에게 전해 줄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교사는 없을 것이다. 헴이 마지막 글에 쓴 것처럼 자신이 원했던 치즈를 찾아 움직였다면 그것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야할 것이다.
매일같이 새로운 치즈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 나는 학생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치즈를 부지런히 고르고, 참다운 치즈, 참다운 인생의 맛을 전해주는 교사가 되리라 다짐해 본다.
[능인중학교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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