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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늑대인가 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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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양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인간은 늑대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둘 다 그들의 주장에 유리한 논거를 모을 수 있다. 인간이 양이라고 가정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지적하는 것으로 족하리라. 곧 사람들은 줏대가 없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잘 행동한다는 것, 비록 그것이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일지라도 그러하다는 것, 사람들은 그들의 지도자에 맹종하여 오직 파괴만이 있을 뿐인 전쟁을 벌여 왔다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면에 걸리기 쉽고 잠이 덜 깬 어린이와 같아서 충분히 위협적이거나 또는 달콤한 목소리로 그들을 동요시키기만 한다면 그가 누구이든 기꺼이 추종하는 것처럼 보인다. < 중 략 >
그러나 인간의 대부분이 양이라면 그들의 생활은 양의 그것과 어찌하여 차이가 나는가? 인간의 역사는 피로 점철되어 있다. 그것은 또 끊임없는 폭력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폭력은 거의 예외 없이 사람들의 의지를 꺾고 굴종을 강요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탈아아트 파샤(Talaat Pasha)는 혼자서 수백만의 아르메니아 인들을 전멸시켰을까? 히틀러는 혼자서 수백만의 유태인을 학살했을까? 그들은 혼자가 아니었다. 그들을 위해 살인을 하고, 그들을 위해 고문을 자행하였으며, 그것도 기쁨을 가지고 기꺼이 그러한 일을 수행한 수천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도처에서 - 비극의 전쟁에서, 살인과 약탈에서, 강자의 약자에 대한 잔혹한 착취에서, 고문을 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의 탄식이 흔히 귀머거리의 들리지 않는 귀와 무디어진 마음에도 들려 온다는 사실에서 - 인간에 대한 비인간적 행위를 보지 않는가? 홉스(Thomas Hobbes)와 같은 사상가로 하여금 인간은 인간에 대해 늑대라는 결론을 내리게 한 것이 바로 이러한 사실들이었다. 이로부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인간은 그 본성에 있어 사악하며 파괴적이고 또 보다 강력한 살인자를 두려워 할 때에만 평소 즐기던 유희를 자제할 수 있는 살인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 수업중에 읽는 155가지 이야기/교육부 독서지도 정책 연구학교/인천학익여고 자료
한철우 외, {인문과학과의 만남}, (문원각,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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