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우(교사)

언젠가 신문에서 읽은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미국에서 컴퓨터가 만든 최초의 소설이 등장한 것은 1993년이었다. 스콧 핀치라는 작가가 인공지능이 있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만든 'Just This Once'라는 제목의 세속적인 소설이었다. 그의 컴퓨터는 그가 입력한 프로그램에 따라 작품 전체의 4분의 3을 스스로 만들어 냈다. 컴퓨터가 만든 문장들은 이렇다 할 특색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간결하고 읽기가 쉬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독자들의 호평을 받으면서 초판만 1만5천부나 팔렸다고 합니다. 출판계와 문학계에서는 이런 종류의 개척적인 노력이 미래의 문학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아닌게 아니라 그로부터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컴퓨터 소설'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람이 쓴 것보다 훨씬 낫다는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순수한 문학작품으로 간주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컴퓨터도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기는 하지만 컴퓨터가 만들어낸 글은 다른 글의 조합이거나 조립일 뿐 사람의 글이랄 수는 없다는 논리다. 문학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도 그 까닭이다. 사람의 기능을 컴퓨터가 대신하다 보면 문학은 결국 존재의미조차 퇴색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 소설'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는 문학의 발전에 적잖게 기여하리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이탈리아의 기호학자이자 소설가인 움베르토 에코는 90년대 초 "컴퓨터의 등장으로 인간은 글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생각하는 속도로 글을 쓰게 됐다"면서 "따라서 문장은 물론 내용에서도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은 물론 책이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해 자신있게 긍정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은 온통 컴퓨터에 의해 맹렬하게 잠식당하고 있다. 책이 필요없는 세상이 됐다는 젊은이들의 생각이 한심하다. 컴퓨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니 과연 책은 필요없게 된 것일까. 최근 움베르토 에코는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종이로 만든 책의 미래 운명에 대해 '책은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한다. 컴퓨터만 알면 세상이 온통 자기 것이라고 믿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책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우고 싶다. 우리들의 지식, 성공 , 안정된 생활 , 첨단의 문화 생활을 위하여 많은 글들을 읽어야 하고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