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주(교사)


얼마 전 신문에 젊은이들의 독서기피에 대한 기사가 실린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요즘 젊은이들은 독서를 하지 않습니다. 그 통계에 의하면 고교 2학년 가운데 한 달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학생이 전체의 40%에 달합니다. 젊은이들의 독서 기피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실려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세상에 재미있는 일이 도처에 넘쳐나다 보니 아마 독서 따위를 할 틈이 없나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입시공부와 같은, 단순한 수단으로서의 독서는 지양해야합니다. 이런 류의 독서는 필요하지 않게 되면 언젠가는 잊혀져서 주간지나 다른 뭔가로 대체되어 버릴 것입니다. 대입 논술이 시행된 후부터 많은 청소년들이 입시공부를 위한 독서를 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좋은 책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무엇보다 읽어서 재미있는 책입니다. 그것을 보고 웃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전율도 하고, 감동하거나 울기도 하는, 텔레비전 드라마 같은 책 말입니다. 이런 책은 기분이 울적하거나 뭔가 꽉 막힌 듯할 때 기분 전환용으로 좋습니다.

또 하나는 창조 활동에 영감을 주는 책입니다. '나 같으면 이렇게 하겠다'는 의욕과 아이디어가 솟게 만드는 그런 책이 있습니다. 책 속에서 우리는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각을 만나게 됩니다. 책은 아무 데나 펼쳐서 읽어도 좋고, 언제 읽어도 아이디어의 보고입니다. 꼼꼼히 읽고 싶을 때는 전집에 있는 책을 꺼내 앉아서 읽고, 누워 뒹굴면서 읽고 싶을 때는 문고본으로 읽어 봅시다.

우리에게 창의적 영감을 주는 책, 감동을 주는 책, 보다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책을 늘 가까이 함으로써 그 속에서 살아가는 지혜를 얻고, 넓은 시야를 얻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얻는 수지인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중국의 석학 임어당이 말하기를 '독서는 친구를 사귀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독서를 통해서 세계의 유명한 분들을 만날 수 있고 그들과 더불어 대화함으로써 가르치는 바를 듣고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 책의 저자가 우리에게 소리없는 음성으로 우리를 설득하고 하소연하고, 권면하고, 때로는 풀기 어려운 문제를 던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소리없는 음성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정신이 성장하고 우리 마음의 눈이 떠집니다.

독서를 통해 이 좋은 것들이 얻어진다면 우리는 주저할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언제 어디서나 즐겁게 좋은 책을 가려서 읽고 책을 가까이 하는 청소년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