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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우(杞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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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데없는 걱정, 안해도 될 근심을 이르는 말.
[杞 소태나무 기/憂 근심 우]
기국(杞國-周代에 河南省 開封근처에 있던 나라)에 어느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만약 천지가 무너지면 몸을 붙일 곳이 없어진다 하여, 그 것만 걱정하고 밤에 잠도 못 잘 뿐 아니라 밥도 목에 넘어가지 않았다. 한편, 그 사람이 걱정하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찾아가서 타일렀다.
"하늘은 공기가 쌓여서 이루어졌을 뿐이다. 공기가 없는 곳은 없다. 몸을 구부리고 펴는 것도 공기 가운데서 하지 않나. 무엇 때문에 하늘이 무너진다고 걱정하는가?"
"하늘이 정말 공기가 쌓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日月星宿이란 것이 떨어지지나 않을는지?"
"日月星宿이란것도 역시 쌓인 공기 가운데서 번쩍이고 있는 물건으로 떨어진다손 치더라도 맞아서 다치지는 않을 것일세."
"어째서 大地는 깨지지 않는가?"
"大地는 흙이 쌓여 이루어졌을 뿐이다. 그것이 사방에 꽉 차 있어 흙이 없는 곳은 없다. 뛰는 것도 지상에서 하고 있지 않나, 무엇 때문에 대지가 깨어진다고 걱정하는가?"
이리하여, 처음에 걱정했던 사람은 가슴이 시원해져서 기뻐하고, 타이르러 왔던 사람도 마음이 가벼워져서 기뻐하였다. 열자(列子)는 이 말을 듣고 웃으며 말하였다.
"천지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한 자도 역시 틀렸다. 무너진다든가 안 무너진다든가 하는 것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는 하나 무너진다고 한 자에게도 일리는 있고, 안 무너진다고 한 자에게도 일리는 있다. 그러기 때문에 生은 死를 모르고,사는 생을 모른다. 장래는 과거를 모르고, 과거는 장래를 모르는 것이다. 천지가 무너진다 안 무너진다 하는 것을 우리들이 어찌 마음에 두고 생각할 수가 있겠느냐."라고.
「杞憂」라든가,「杞人憂天」이라든가 하는 말은 이 「列子」의 「天瑞篇」에 나오며,「이리 저리 쓸 데 없는 걱정을 하는 것」에 비유한다. 李白의 詩에 「杞國無事憂天傾」이라는 구가 있는데, 그 속에는 上述한 쓸데없는 걱정 같은, 無味한 비유에 쓰이고 있는데 비하여 古代人의 실직성과 허심한 태도를 그대로 따뜻하게 긍정하려는 李白의 인간성이 넘쳐 흐르고 있다.
列子의 이름은 어구(禦寇)라 하고, 戰國時代의 鄭나라 사람으로, 老子의 계통을 이어 받았다. 「列子」는 그의 저술이라고는 하나, 後人의 위작(僞作)이 많이 보태졌다고 하는 것이 定說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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