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서정주님의 작품인 「국화옆에서」를 읽어보면 ‘내 누님같이 생긴 꽃’ 곧 국화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가 울었고 천둥이 먹구름 속에서 울었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시 속의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다고 읊고 있습니다.

이 시에 흐르는 주제를 살펴보면 고생없이 영광이 있을 수 없음을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들 가운데는 고생없이 영광을 차지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알차고 정당한 땀을 흘리지 아니하고 중간에서 엉큼하고 검은 수단으로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거짓 삶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쉽게 오는 것은 쉽게 간다는 말도 있습니다. 땀 흘리는 고난, 피눈물 쏟는 역경, 죽을 고비를 넘기는 고생의 어려운 시련없이 어찌 빛나는 열매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겠습니까?

예나 지금이나 영광이란 고생의 길을 헤치고 나아갔을 때 다가 옵니다. 고생의 길이 좁은 가시밭길이라 할지라도 맨발일망정 수많은 피를 흘리면서 희생적으로 걸어가야 하며, 험한 비탈길이라면 죽음을 무릅쓰고 올라가야 합니다. 산을 올라 꼭대기를 밟기까지는 얼마나 힘든 고난이 따릅니까? 그러나 그 정상에서 죽은 우리 나라 등산가의 희생은 세계 등산 역사에 우리 한국인의 의지는 오늘도 우리 한국 산악인의 거룩한 의지를 담고 있을 것입니다. 고생 뒤의 영광이 길이 세계 하늘에 휘날리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