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추리 소리를 흉내내어 메추리를 잡는 사냥꾼이 있었습니다. 그 소리에 속아 메추리가 모여들면, 그물을 던져 메추리를 잡습니다. 메추리 무리에는 왕이 있었습니다.

“함께 도우면 살 수 있다. 사냥꾼이 그물을 던지거든, 우리는 그물코에 머리를 넣어 그물을 통째로 들고 날아가자. 날아가다가 그물을 가시덤불에 던져 버리자！”

메추리들은 왕의 말을 잘 따랐습니다.

그래서 사냥꾼은 메추리를 한 마리도 잡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사냥꾼의 아내가 말했습니다.

“요즘, 당신은 어째서 날마다 맨손으로 돌아오시오？”

“메추리가 힘을 한데 모으고 있소. 그러나 언젠가는 많은 메추리를 잡게 될 거요.”

사냥꾼은 메추리의 화합이 깨지기만 기다렸습니다. 과연 언제부터인지 메추리 무리에서 다툼이 생겼습니다. 모이를 찾다가 한 메추리가 다른 메추리의 머리를 밟았습니다.
 
“누가 내 머리 밟았어？”

“일부러 그런 게 아냐, 화내지 마.”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니？”

아무리 말려도 다툼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투면 우리에게 큰일난다. 이제 사냥꾼은 좋은 기회를 얻을 것이다.”

실망한 메추리 왕은 자기를 따르는 메추리만 데리고 그곳을 떠났습니다. 

며칠 뒤, 다투던 무리들이 그물에 걸렸습니다.

“네가 그물을 들어라.”

“네가 들어.”

메추리들은 서로 다투다 사냥꾼에게 모조리 잡히고 말았습니다.


[어린이 팔만대장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