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공 세 사람이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월급을 받고 일을 하는데 세 사람 모습이 각각 다릅니다. 

한 사람은 언제든지 이를 어드덕 어드덕 갈면서 성난 얼굴, 분노의 얼굴로 돌을 깹니다. 한 사람은 아무 표정이 없어요. 이를 악물고 묵묵히 돌을 깹니다. 한 사람은 항상 얼굴에 미소를 담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면서 돌을 깹니다. 

하루는 철학자가 하도 신기해서 세 사람에게 다가가서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먼저 성난 얼굴로 돌 깨는 아저씨한테
 
“아저씨, 아저씨는 왜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돌을 깹니까?”

하고 물었더니 홱 쳐다보고는 

“여보시오. 남이야 사주팔자가 더러워서 돌쟁이가 되어 고달픈 일을 하는데 왜 기분 나쁘게 이러니 저러니 물어요? 귀찮게.”

이런 놈은 맞아 죽어야 된다며 달려드니, 철학자가

“잘못 했습니다.”

하며 용서를 빌었어요.

그 다음에 이를 딱 악물고 묵묵하게 돌 깨는 아저씨한테 찾아가서 

“아저씨는 이 고달픈 일을 하면서 왜 아무 표정이 없습니까?”

물었더니, 씩 웃으면서

“나는 배운 게 없습니다. 또 공부에는 취미가 없습니다. 이 돌 깨는 게 내 천직입니다. 좀 고달프지마는 열심히 돌을 깨니까 여기에서 밥이 나오고 옷이 나오고 집이 나오고 온갖 맛있는 음식이 다 나옵니다. 크게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런 대로 우리 가족이 먹고 살만 합니다. 나는 천직이라 생각하고 돌을 깹니다.“ 

이에 철학자는
 
“아! 그렇습니까?” 

하고는 그 다음에 춤추는 아저씨한테 다가가서 

“아저씨는 이 고달픈 일을 하면서 어떻게 노래가 나오고 춤이 나옵니까?”

물었더니, 껄껄껄 웃으면서
 
“여보시오. 당신 눈에는 내가 석공으로 보입니까? 돌쟁이로 보입니까? 아니요, 나는 석공이 아닙니다. 이래 봐도 나는 지금 위대한 예술작품을 창작하고 있습니다. 저기 서 있는 저 석탑을 보시오. 저 마리아 상. 저 석불, 저 석조 건물 다 보시오. 내가 캐낸 돌이 깎이고 깎여서 저렇게 예술 작품이 된 겁니다. 그러니 내가 예술 작가가 아니고 뭡니까? 예술 작품 창작하고 돈 나오니 이보다 더 좋은 직업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래 기분이 좋아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춥니다.“
  
바로 여기에 참 뜻이 숨어 있어요. 행복, 긍지, 보람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마음 안에 있다는 뜻이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