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기 분수를 지키며 산다는 것은 확실히 하나의 미덕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분수에 알맞게 산다는 것은 말하기는 쉬어도 실천하기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에 깊은 산골 오막살이에 할아버지 할머니 부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사냥을 하였고 할머니는 집안 일을 하며 보람있게 살았습니다. 

어느 날 할아버지가 사냥을 하러 뒷산으로 갔습니다. 고개를 넘고 깊은 숲을 지나갈 무렵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할아버지는, “사람 살려주세요.” 하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 가까이 달려가 보니 깊은 구덩이에 예쁜 아가씨가 빠져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허겁지겁 구덩이에 빠져 있는 아가씨를 끌어 올렸습니다. 그러자 아가씨는 고맙다는 인사말을 몇 차례나 하고, 저는 하늘나라에서 온 선녀인데 죄를 짓게되어 하늘 나라에서 사슴 모양의 뿔을 붙여 쫓겨났다고 하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선녀더러 무서운 산에 있지 말고 초라하지만 자기 집으로 가자고 하였으나 집에서는 살 수 없는 처지라고 하여 하는 수없이 혼자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 보니 자기가 살던 집은 없어지고 대궐 같은 집 앞에서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맞이하며 할아버지에게 사냥 가서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산에서 있었던 일을 모두 이야기해 주자 할머니는 틀림없이 선녀가 이렇게 집을 마련해 준 것으로 알고 기뻐하였습니다.

며칠이 지나 할머니에게 욕심이 생겨났습니다.
집은 대궐같이 큰 데 가구가 없으니 선녀에게 가구도 장만해 달라고 부탁을 하라고 졸라댔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선녀를 찾아갔습니다. 선녀는 할아버지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웬일이냐고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부탁을 선녀에게 말하자 선녀는,
“염려 말고 돌아가십시오.”
라고 말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속으로 선녀가 너무 고맙다고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와 보니 아름다운 고급 가구들이 집안에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편히 살고 싶다며 몸종을 구해 달라고 할아버지를 졸랐습니다. 할아버지는 할 수 없이 선녀를 찾아가 사정을 하였더니 몸종을 내주었습니다. 

할머니는 편하고 할 일이 없자 심심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선녀가 가진 사슴뿔을 갖고 싶다고 졸라댔습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선녀 아가씨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선녀가 쓰고 있는 사슴뿔을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선녀는 얼굴빛이 샛노랗게 질리며 사슴뿔을 뽑아 주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사슴뿔을 가지고 집에 도착했을 때 대궐 같은 집은 없어지고 옛날과 같은 오막살이에서 할머니가 통곡을 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