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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도서

꼬마 이방인

지은이
기욤 게로/김용채,한정석역
출판사
자인
페이지수
137
대상
프랑스에 거주하는 이방인들(아프리카, 아랍, 아시아계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책이다. 알제리에서 프랑스로 불법이민을 와서 온갖 차별과 가난 속에 살다가 결국은 추방 당하는 모모네 가족 이야기 <꼬마 이방인>과 프랑스로 이민 와서 프랑스 사회로부터 버림받고 냉대받는 열세 살 소년 라시드의 절망과 슬픔, 꿈이 담겨있는 이야기 <고물 오토바이와 비행기> 두 편이 실려 있다. 미디어 서평 부평초 같은 아이들의 삶 프랑스의 소설가 기욤 게로는 십대들의 우상이다. 28세지만 여전히 십대라 생각하고 있고, 작품의 주인공 역시 한결같이 십대들이다. 그의 작품이 국내에 처음 소개돼 우리 독자들의 반응을 시험케 됐다. <꼬마 이방인>. 자인에서 번역 출간했다. 동명의 표제작과 ‘고물 오토바이와 비행기’를 한권으로 묶었다. 기껏 130쪽 정도밖에 안되는, 그나마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책이지만 알맹이만큼은 차돌처럼 단단하다. 배경음악만 없달 뿐, 한편의 영화같다. 탕탕 튕겨져나오는 금속성 문체, 극도로 절제된 감정, 건조하고 냉소적인 시선. 등장인물들의 뒤틀린 삶과 그것들이 빚어내는 풍경은 시종 황량하고 쓸쓸하다. ‘꼬마 이방인.’ 한국서 태어나 프랑스로 입양돼 간 소녀 미르띠유와, 아랍서 이민온 소년 모모의 이야기다. 뿌리를 잃어버린 그들은 정체성 때문에 혼란스러워하고, 그래서 그들과 가족들은 무능하고 무기력하다. 마리띠유는 “...그 노인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초록 들판이 있는 곳. 나와 눈 색깔이 같은 할아버지들이 있는 그곳으로.”라고 외치고, 모모의 아버지는 “묵묵하게 있는 것이 우리의 최상의 무기다”고 체념한다. 피부와 언어가 다른 어린 이방인들의 방황을 통해 작가는 해외입양과 외국인 불법문제 등 프랑스 사회가 안고있는 문제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고물 오토바이와 비행기’는 프랑스의 아랍인과 동양인들이 거주하는 달동네가 무대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이 동네 이름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무지개 마을. 형의 죽음에 상심하지만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는 길은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라시드, 희망은 없어보이지만 책읽기를 포기하지 않는 제랄드, 공부 대신 고물 오토바이에 집착하는 라민느. 이들에게 일상이란 그저 숨막힐 듯 답답한 감옥일 뿐. 그래서 그들은 절망하고 반항한다. 마약 폭력 등 무지개 마을 아이들의 일탈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를 통해 작가는 ‘꼬마 이방인’에서와 마찬가지로 사회 비판적 태도를 잃지 않고 있다. 두 작품이 우리들을 흡인하는 것은, 마르띠유가 우리들의 누이이고 그늘진 삶 때문에 이유있는 반항을 하는 아이들이 프랑스에만 있지 않다는, 곧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일간스포츠 00/6/15 전경우 기자> ‘이방인’된 아이들의 슬픈 사연 현실이 위안이 되지 못할 때 꿈마저 꿀 수 없다는 건 잔인하다. 프랑스 청소년소설 ‘꼬마 이방인’(자인)에는 입양, 불법이민, 가난 등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 희망도 별반 가지지 못한 채 살아가는 주변부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두 편 실려 있다. 기자 출신의 프랑스 작가 기욤 게로는 픽션 형식을 빌어 오만하고 직설적인 태도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한다. 재치있는 문장, 날카로운 비판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여과없이 묘사된 암울한 모습들은 자녀들에게 보여주기 망설여질 법하다. 프랑스 청소년들이 이 작품에 열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꼬마 이방인’의 주인공은 “나는 두 살 때 비행기 속에서 나왔다”는 한국인 입양아 미르띠유와 불법이민 온 아랍인 친구 모모. 이야기는 정체성 없이 부유하는 미르띠유의 건조한 고백부터 시작된다. 모모는 “나서지 말 것. 말없이 자신을 억누를 것. 묵묵하게 있는 것이 최상의 무기”라고 말하는 아버지 밑에서 살아간다. 정상적인 사회 편입이 금지된 두 사람의 공통적인 아픔이 한 장씩 교차하며 실렸다. ‘고물 오토바이와 비행기’는 한국의 달동네같은 마을의 청소년 이야기다. 마약에 빠져 죽은 이마드,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는 길은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해 지진아반에 열심히 출석하는 라시드, 축구와 고물오토바이에 집착하는 라민느. 죽음, 마약, 절도, 폭력, 절망…. 음울한 영화가 떠오른다. 작가는 두 작품을 통해 ‘빗나간 청소년’들의 이유있는 항변을 다룬 셈이다. 책 속 인물들은 나름대로 꿈을 이루기 위해 서투른 노력들을 한다. 오히려 사회가 그들을 불안하게 지켜보며 결국 그들의 꿈을 꺾는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인간승리는 싹틀 수 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삶의 조건이 규정된다면 운신의 폭은 매우 좁을 터이다. 각각 2살과 5살 때 프랑스에 ‘꼬마 이방인’으로 온 미르띠유와 모모는 책 속에서 중학교 2학년이다. 어른이 되면 ‘이방인’이 될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이에따라 작가는 이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거두고 우리와 그들 사이에 금을 긋지 말자고 제안한다. <경향신문 00/6/15 송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