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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의 추천도서

주먹 쥐고 일어서

지은이
최고봉 외
출판사
서해문집
페이지수
176p.
대상

인간다운 삶을 위해
두텁게 연대하고 뜨겁게 항쟁한 사람들

서해문집 청소년문학 21번째 책. 역사책이나 교과서에서는 자세히 알 수 없는 우리 현대사 속 ‘항쟁’의 모습과 의미를 4명의 작가가 각자만의 사려 깊은 시선으로 짧지만, 감동적인 소설로 풀어냈다. 4·19혁명에 앞서 강원도 원주에서 일어난 학생들의 시위(〈그날의 소리〉), 광주대단지사건이라 불리는 철거민들의 투쟁(〈구두 열 켤레〉), YH무역사건으로 알려진 공장노동자들의 궐기(〈들꽃들의 함성〉), 막장보다 어둡고 힘겨운 삶을 견뎌야 했던 강원도 사북 탄광 광부들의 항쟁(〈검은 4월〉). 비록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일어난 일들이지만 이 항쟁들 속에서 우리는 인간다운 삶을 원했던 민중들의 뜨거운 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민주주의는 살아 있다!”
독재에 짓밟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선 학생들

재춘은 초등학생인 동생 정수와 할머니와 함께 고향을 떠나 강원도 원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새 학기 시작으로 한창 설레고 바쁠 시기이자 정·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둔 1960년 3월 어느 날, 선거 유세 차량이 학교까지 들어와 시끄럽게 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런데 이번 선거가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는 정황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그 소식은 재춘과 친구들에게까지 전해진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 학생들이 부정선거 규탄과 민주주의 사수를 외치며 시위를 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에 재춘은 친구들과 함께 시위에 나설 준비를 하는데….

경찰의 진압 앞에서도 학생들은 의연했다. 아니, 의연한 척 보였다.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경찰의 쇠 곤봉이 자신들의 어깨와 팔, 머리를 때릴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재춘의 선창에 맞춰 다시 일제히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은 중앙시장에 있는 백화점 앞까지 진출해 전단을 뿌렸다. 이제 10분만 버티자는 생각을 했다. 그때였다.
_ 최고봉, 〈그날의 소리〉

“우리는 살고 싶다!”
대도시의 난개발로 빼앗긴 삶의 터전을 되찾고자 궐기한 빈민들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영기는 서울 청계천 판잣집에서 살고 있다. 영기네를 비롯한 청계천 사람들은 늘 가난과 싸우면서도 삶의 희망을 품은 채 하루하루를 버티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영기 엄마는 경기도 광주로 이주하면 싼값에 땅을 살 수 있고, 집도 지을 수 있다는 솔깃한 얘기를 듣는다. 엄마가 어렵게 마련한 돈으로 드디어 ‘광주 대단지’로 이사하게 된 영기네. 그런데 처음 들었던 얘기와는 달리 그곳은 허허벌판에 낡은 군용 천막들만 즐비할 뿐, 서울 판잣집보다 못한 환경이었다.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주민들은 서울시장 방문에 맞춰 항의 시위를 벌이는데….

불길이 더 거세게 치솟았다. 비가 내리고 있는데도 불길은 맹렬히 타올랐다. 사람들의 분노가 장작처럼 불을 지피는 것 같았다. 그사이 어른들은 큰길로 나와서 가설 탑 주변에 모여들었다. 그러고는 구호를 외쳤다.
_ 정명섭, 〈구두 열 켤레〉

“노동자 인권 보장하라!”
자본의 탐욕에 맞서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단결한 공장노동자들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하고 고향 근처 여러 공장에서 일하던 경숙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향한다. 경숙은 번화하고 낯선 서울에 적응할 틈도 없이, 고향에서보다 더 부지런히 일한다. 하지만 경숙이 일하는 하도급 공장들에선 폐업을 핑계로 임금을 주지 않기도 하고, 고된 노동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던 경숙에게 ‘YH무역’이라는 큰 회사에서 일할 기회가 생기고, 그곳에서 경숙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학교에 다니는 한편 노동조합에서도 활동하며 꿈을 향해 나아간다. 그러던 중 YH무역에서도 이전 공장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임금 체불과 폐업이라는 위기가 닥치는데….

나는 피를 토하듯 외쳤다. 사투였다. 뒤이어 동지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적막을 깨고 울렸다. 동지들의 외침은 절규이자, 눈물이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절절했다.
_ 박경희, 〈들꽃들의 함성〉

“우리도 인간답게 살아 봅시다!”
막장보다 어둡고 두려운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투쟁한 광부들

서울 변두리에서 운영하던 양돈장에 불이 나는 바람에 모든 것을 잃고 강원도 사북 탄광 마을로 쫓기든 오게 된 석호네. 시커먼 석탄 가루와 열악한 판잣집 생활을 하면서도 조금만 고생하면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고 있다. 그러던 중 광업소 간부들의 횡포와 열악한 대우를 견디다 못한 광부들이 시위를 벌이는 일이 발생하고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과 맞서는데….

사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튿날이 되자 광부들은 더욱 흥분했고 분노했다. 곧 경찰이 들이닥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광부 수천 명이 광업소 앞에 집결했고 가족들까지 모여들었다. 안경다리 지나 광업소로 이어지는 길에는 광부들과 주민이 뒤섞여 있었다.
_ 권오준, 〈검은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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