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일 안 하고 돈 더 받고, 긴장된 유쾌가 있고, 빌어먹는 것보다 점잖고 ……(……)이것이야말로 삶의 비결이 아닐까. 뿐만 아니라, 이 일이 있은 뒤부터, 처음으로 한 개 사람이 된 것 같은 자신까지 얻었다. 김동인/'감자'에서 돈의 쾌락에 영혼이 빼앗긴 삶 가난하지만 '규칙 있게' 자란 복녀가 '일 안 하고 품삯 많이 받는 인부'로 변해간 사연을 기억하시겠지요? 이렇듯 '점잖게' 돈을 벌게 된 자신에게서 비로소 '인간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 어떤 충고를 해야 할까요? 김동인(1900-1951)은 그에게 '보상 없는 죽음' 이라는 처벌을 내린 듯하지만, 실은 우리 모두 돈의 쾌락을 만끽하면서 영혼이 앗기는 삶을 살 게 될 것임을 냉정하게 짚어 준 것이지요. [박덕규·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