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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갈래별 글쓰기

제목 첫머리 시작하기


글의 첫머리는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주제에 걸맞은 의성어 및 의태어 혹은 속담이나 격언 등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왜 이 글을, 왜 이 주제로 쓰게 되었는지동기를 밝히는 것도 필수지요. 독후감이니까 책의 내용이나 특징을 요약해 소개하거나 지은이 및 주인공 소개로 시작해도 괜찮아요. 읽고 난 후 느낀 인상적인 장면이나 기억에 남는 특정 구절을 인용해 시작하는 것도 눈길을 끌 수 있겠지요. 독후감의 첫머리 쓰기가 잘 된 글을 감상하세요.



<우리가 해야 할 일>

용서는 내면의 평화를 열어 주는 열쇠라는 말이 있다. 좋지 못한 일이 있더라도 참고 용서한다면 본인이 편해질 수 있다는 말인데 실제로 살아가다 보면 용서하기 쉽지 않은 많은 갈등을 여러 사람과 같이 겪게 된다. 하지만 그 갈등이란 엄청난 편차가 있다. 우리가 흔히 겪는 일상적인 갈등이 있는가 하면 단체와 단체 간의 갈등, 더 나아가서는 민족과 민족 간의 갈등도 있다. 이 중에서 시몬 비젠탈이 쓴 해바라기라는 책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집단수용소에 갇혀 있던 유대인인 작가가 겪었던 경험을 적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중 강제노동수용소에 갇혀 있던 유대인 시몬 비젠탈은 어느 날 나치 군인들이 부상을 당해 후송되는 이동병원으로 강제노동을 나가 한 간호사의 손에 이끌려 죽어가는 어느 SS대원의 병상 앞에 서게 된다. 젊은 SS대원은 난생 처음 보는 유대인에게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잔인무도한 유대인 학살을 하나하나 말한다. 부상을 당해 하루하루 죽기를 기다리는 동안 자신이 죽인 사람들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다가 이 사실을 유대인에게 털어놓음으로써 마음 편히 죽을 수 있도록 용서를 받으려는 것이었다. 솔직히 뻔뻔하기 그지없는 행동이었다.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 염치없어 보였다. 가만히 있을까 이야기를 해줄까 하고 있다가 시몬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난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지 몇 년이 흐른 뒤에도 지은이의 마음속에서는 과연 내가 옳은 일을 한 것일까? 그 자리에서 내가 어떻게 했어야 하는 걸까?’ 하는 질문을 계속하게 된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겠습니까?’라는 질문을 남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정말 많은 사람이 무모한 방법으로 희생되었는데 용서할 수가 없다. 흔한 일도 아니고 자기 동족을 모두 죽였는데 용서하는 것도 편하지 않을 일이다. 우리나라도 이 책의 내용과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일본의 식민지 아래에서 희생을 강요당했던 과거가 생각이 났는데 우리 역시 이들을 용서할 수 없다. 너무도 절망적이어서 용서하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우리는 아직 어느 누구로부터도 정직한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리나라는 나라가 없어질 위기에 놓여 있었던 유대인들 못지않은 큰 희생을 강요당했음에도 그들은 사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역사를 왜곡함으로써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이 책을 읽으면 역사 속 사건에 대한 현재 우리의 태도를 되새겨 보도록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사과도 못 받고 용서도 못하고 그런 상황인데 이건 역시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나라의 국력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인 듯하다. 내가 아직 세상을 알만한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느끼는 게 있다면 강한 자는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보다 월등히 강해진다면 합당한 사과도 받을 수 있고 용서를 할 수 있을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일이 가능하려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은 국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다. 바로 우리의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당장 벌어져 있는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있는 힘껏 노력하고 그보다 더 나아가야 한다. 학생은 학생의 본분을 다하고 어른은 어른의 일을 하면서도 늘 우리나라의 역사를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할 일을 하면서도 과거를 잊지 말고 사과를 정식으로 받아내는 그 날까지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