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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글쓰기지도

제목 1. 인지적 관점을 반영한 문제해결 모형


인지적 쓰기 모형은 필자가 쓰기의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말로 표현하도록 하는 사고구술법(thinking aloud protocol)을 분석하여 만들어진 모형이다. 인지적 쓰기 모형에서는 쓰기 과정을 독자의 관점이 아닌 필자 내부에서 바라보는 관점을 취한다는 면에서 과정 중심의 접근법을 취한다. 다음의 모형은 Flower 와 Hayes(1981)가 사회적 관점을 수용하기 이전, 즉 초기의 연구 결과로 제안하였던 문제해결 모형이다.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인지적 문제해결 모형은 쓰기의 과정을 크게 세 과정으로 나누고 있다. 계획하기와 작성하기, 검토하기가 그것이다. 계획하기 단계에서는 글을 쓰는 목적을 설정하고, 작성하기 단계에서는 초고를 쓴다. 그리고 검토하기 단계에서는 쓴 글을 읽어보고, 수정하게 된다. 이 모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점검하기를 설정했다는 점이다. 이것을 통해 쓰기의 과정은 선조적이지 않고 회귀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필자는 자신의 쓰기를 계속해서 점검하고 필요하면 앞 단계, 뒤 단계로 전진, 후진하게 된다(이재승, 2002).


계획하기 과정은 글의 내용을 생성해 내고, 그것을 조직하며, 글의 목적과 절차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이 모형에서 계획하기는 매우 넓은 뜻으로 사용되었는데, 생각을 실제로 종이 위에 글로 옮겨 적기 이전의 모든 사고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계획하기는 쓰기의 전 과정을 통하여 작용하는 사고 활동으로서 쓰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대단히 중요한 과정이다.


작성하기 과정은 계획하기 과정에서 만들어진 내용을 문자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이다. 표현 과정에서는 개발된 아이디어들을 언어적 표현으로 전환시키는 사고 작용이 일어난다. 어떤 하나의 개념에 대한 생각은 하나 이상의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표현 과정에 이르러서는 그 개념에 가장 적합한 어느 하나의 표현을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의 정보 처리 작용은 표현의 과정에서 수시로 일어나게 되는데 여러 대안들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쉽고 빠를 수도 있으며, 시간이 걸리고 어려울 수도 있다.

검토하기 과정은 계획한 내용 혹은 작성한 내용을 평가하고 고쳐 쓰는 과정이다. 만약, 평가의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을 경우에는 반드시 고쳐 쓰기 과정을 거치게 된다. 재고하기 활동은 쓰기의 중간 혹은 마지막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 필자는 계획하기 및 작성하기는 일단 제쳐 두고, 지금까지 작성한 텍스트를 읽고 체계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재고하기 활동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발생하여 계획한 내용과 작성한 내용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하게 된다.

조정하기 과정은 글을 쓰는 과정에서 필자로 하여금 계획하기 과정에서 작성하기 과정으로, 작성하기 과정에서 재고하기 과정으로, 또는 재고하기 과정에서 계획하기 과정으로 옮겨가는 것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조정하기 과정은 필자에 따라서 혹은 쓰기 과제에 따라서 달리 활용될 수 있다. 어떤 필자들은 가능한 한 빨리 작성하기 과정으로 들어가는 반면에, 어떤 필자들은 계획하기 과정이 충분히 완결되었음을 확인한 후에야 작성하기 과정으로 들어가게 된다(박영목, 1999).


이러한 인지적 쓰기 모형은 쓰기 과정을 해결해 가는 필자의 내적 인지 과정 및 이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내적(장기기억)․ 외적(쓰기환경) 요인들에 대하여 총체적인 입장에서 설명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정환희, 1998). 그러나 이 모형은 쓰기 행위를 둘러싸고 있는 구체적인 사회문화적 상황이나 맥락을 간과한 채 쓰기 행위를 필자의 개인적인 인지 행위로만 파악했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