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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치료

제목 독서에 의한 인격형성


변우열[독서에 의한 인격형성]

독서는 한 개인의 일생을 변화시키고 운명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만큼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적 호기심이 강하고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시기에 좋은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은 참으로 소중하고 값진 것이다. 인간형성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있어서 독서는 올바른 삶을 보여주고, 인도해 주는 정신적인 행위하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독서는 가장 소중한 정서적 체험이며 교양적인 체험인 것이다. 그것은 이 시기의 독서에서 받은 강한 인상이 어른이 되어서도 잊지 못하고 일생동안 하나의 계시처럼 항상 마음의 심층부에 남아 있게 되고 이것이 원동력이 되어 한 개인의 일생과 운명을 바꾸어 놓을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 실례로서 19세기의 유명한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은 호머가 쓴 ‘일리아드’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전설이나 신화로서만 알려져 있던 것을 모두 실재했던 사건과 인물과 지명이었다는 것을 밝혀낸 위대한 사람이다. 1873년 슐리만이 올림프스와 미녀 헬레네 그리고 트로이 유적을 발굴해 내기 이전까지는 일리아드 속의 인물과 사건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일깨워 주는 아름다운 신화로만 존재했었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어렵게 자라던 소년 슐리만이 일리아드의 현장을 발굴하겠다는 꿈을 가지게 된 동기는 아버지가 우연히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다준 한 권의 어린이용 동화집이었다. 그 책은 ‘어린이를 위한 역사’라는 제목으로 어린이의 흥미를 돋우는 데 알맞게 삽화도 곁들여 있었다. 그 삽화 중의 하나가 바로 그리스군의 침략을 받아 불타고 있는 트로이시를 묘사한 것이었다. 이 책을 읽고 소년 슐리만은 “두고 보자, 내가 크면 반드시 이 트로이의 유적을 찾고 말리라”라고 굳게 결심한 것이다. 슐리만은 트로이 유적을 발굴하여 크레타문명과 에게 및 그리스문명의 관계를 밝히는 데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된 것이다. 세계 고고학계의 가장 큰 별 중의 하나인 그를 발굴의 화신으로 만든 것은 아주 작은 동기, 즉 그것은 어린 시절에 읽은 동화집 한 권이었다.


책의 위대함, 독서의 위대함, 인간집념의 위대함을 슐리만에게서 다시 한번 새삼 새겨 둘 만한 것이다.

또한, 좋은 책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마침내 인류의 역사를 빛낸 이야기도 있다. 그 중에서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은 한편의 독서가 노예를 해방시키게 된 경우이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라함 링컨은 스토우 부인이 쓴 ‘엉클 톰스 캐빈’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노예해방을 결심하였다고 한다. 스토우 부인은 유명한 문필가도 아니었는데 다만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의 섭리를 거역하지 못하는 신앙심 그리고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정의감 등이 복합되어 그녀로 하여금 작품을 쓰지 않으면 안될 사명감에 불타게 했던 것이다. 만약, 링컨 대통령이 ‘엉클 톰스 캐빈’을 읽지 않았다면 미국 역사의 흐름은 상당히 더디거나 똑바로 흐르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렇게 노예해방을 가능하게 한 것은 사랑이 담긴 한 권의 책과 그것을 읽고 실천할 수 있었던 위대한 독서와의 깊은 만남의 소산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한편, 독후감 현상모집에서 당선된 국민학교 6학년 학생의 독후감 내용도 상당히 깊은 감명을 주는 경우이다. 그 학생은 소아마비로 인하여 지체가 부자유스러워 항상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모든 일에 부정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헬렌캘러’라는 전기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아 희망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헬렌캘러는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말하지 못하는 3중의 불구자였으나 그러한 절망과 암담한 역경을 극복하여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저서를 내였으며, 수백만 불의 기금을 모아 불우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고 유럽 각국을 순방하면서 강연을 하는 등 정상적인 사람도 해내기 어려운 큰 업적을 달성한 것이다. 헬렌캘러는 장님, 귀머거리, 벙어리의 처지에 있으면서도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전세계의 불우한 사람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 주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전기를 국민학교 학생은 비록 소아마비로 인하여 지체가 부자유스럽기는 하지만 헬렌캘러에 비하면 훨씬 더 좋은 신체적 조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부모나 교사의 위로의 말이나 충고로서는 도저히 이와 같은 내적 변화를 가져올 수 없었지만 이 한 권의 책은 지체부자유아의 열등의식과 부정적 사고방식을 불식시키기에 충분한 무언의 스승이 된 것이다. 이와 같이 한 권의 책이라 하더라도 감명 깊게 읽고 자신의 마음속에 깊이 있게 수용한다면 그 사람의 신념이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고, 의식의 변화로써 한 개인의 일생과 운명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독서가 한 개인의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주고, 삶의 질과 운명을 결정하게 해 준 경우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독서는 분명히 훌륭한 스승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의 독서는 마치 땅을 기름지게 하는 자양분처럼 인생에서 커다란 열매를 따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독서가 가지고 있는 효과와 가치, 인격형성에 있어서 독서의 역할, 인격형성과 독서심리에 대한 것을 살펴 본 다음에 독서에 의한 인격형성에 대하여 고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