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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사 독서치료

제목 독서의 치료적 효과


책을 읽는 것은, 그 내용은 논외로 치더라도 거기에 쓰여 있는 언어를 매개로 하여 의식 속에 일정의 의미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독서는 하나의 생산활동이라고 말해도 좋다. 그러나 이 생산활동에는 독창성이 부족하다. 쓰여 있는 문맥에 규정되어 그 지시를 따라 생산해 나가므로 수동적인 생산이다. 수동적이지만 말이 갖는 의미는 각각의 개인 경험에 의해 뒷받침 될 수 있고 또한 문맥에 의해 구성하는 의미 체계의 구조는 역시 개인 경험에 의해 달라진다.

자기가 쓴 문장을 다시 읽는 경우조차 그것을 쓸 때의 의미 내용과는 상이한 것을 읽는 경우가 있다. 하물며 다른 사람이 쓴 문장을 읽는 경우에는 자기 경험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택에 구성된 것은 그에게 있어서 새로운 사실임에 틀림 없다. 따라서 같은 책이라도 그것이 읽는 사람 모두에게 같은 의미를 줄 수 없고, 같은 독자라도 그 책을 읽는 때에 따라 또한 의미를 갖게되는 것이다. 이것은 독서요법을 하는 사람이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메닌너(Mcnninger.K.A)도 강조하고 있다. 독서가 언어를 매개로 하고, 자기 경험의 재구성이라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의의가 파생한다.


* 독서는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활동이다.
이것은 독서가 인쇄된 언어를 매테로 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인쇄된 언어가 책이라는 물체에 의존해 의미를 생산하는 것은 독자 개인의 내면적인 과정이다. 그러므로 독서에서 반드시 동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지도상 동료를 설정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것은 다른 의도에 의한 것이다). 독서는 고독한 활동이다. 따라서 사회적 적응에 결함이 있는 사람도 책을 읽는 데에는 저항을 느끼지 않게 된다. 게중에는 독서행위 자체로 도피하여 현실 사회로의 적응을 게을리하는 사람마저도 있다.

이같은 결함에 대해서는 주의를 해야 하지만 이것을 역으로 이용하여 개인에게 책을 읽게함으로써 그를 개인적인 장소에서 오로지 내면적인 생활을 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정서적으로 동요하는 사람을 진정시키는 방편으로써의 역할도 있다.

* 독서는 개인을 새로운 세계로 이끈다.
독서를 통해, 개인 속에 구성된 의미의 세계 즉, 그의 경험을 배경에 깔면서 그가 현실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구초를 가질 수 있다. 현실을 경험하려면 그 행동의의 장소가 설치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배가 조난당했을 때 인명구조의 경험을 현재에 적용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독서에는 그런 불가능이 없다. 이것은 개인이 자기충실의 욕구를 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에 있어 필요한 경험을 언제라도 자유롭게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다.

* 독서는 사고 과정에 한줄기 수로를 형성해 준다.
문맥은 부설된 선로와 같아서 읽는 동안 독자는 그 선 로를 따라서 사고해야 한다. 그 코스가 가령 그에게 있어 서 의외이거나, 납득할 수 없는 것이라도 일단 그 코스에 도착할 때까지 찐행해 보지 않으면 그것이 타당한지 아닌 지를 판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도중에 아무래도 그 문맥이 규정한 사고과정을 따라갈 수 없게 된다면 그는 그 앞을 읽기를 포기할 것이다. 독서에 그런 자유가 있다는 것이 보통의 면접 대담보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것도 독서의 매력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독서를 중간에 그만두는 것을 저지하는 어떤 원인이 설정되어 있으면(뛰어난 문장은 최후까지 독자를 끌어당기는 유의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글까지 다 읽는다. 하물며 그 사고의 원리(사상)가 그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면. 그는 그것을 긍정하고 자기 것으로 섭취할 것이다.

* 독서는 퍼스낼리티를 개방하는 활동이다.
앞에서 서술한 것들을 읽어 보면 독서는 개인이 자신의 퍼스낼리티의 내부에 타인의 간섭을 허용하는 활동이라 말할 수 있다. 퍼스낼리티 적응이상자는 자기를 폐쇄하고. 자기 껍질 속에 틀어박히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자기도피의 기제 항목에서 본 바와 같다. 이것은 정신 분열증의 기본적인 증상이다 이러한 경향이 있는 사람의 껍질 속으로까지 독서의 영향은 침투해서 그를 완전한 고립에서 구할 수 있다. 즉 독서는 자폐성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독서란 독자와 타인의 과거 및 현재 관계의 함수이다' 따라서 혼자 있으면서도 항상 친구와 함께 있는 것 같은 효과를 얻게 된다.

* 독서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적극적인 수신활동이다.
독서에는 독해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TV, 라디오 등의 미디어는 시청각적 보조를 동반하므로 쉽게 수신할 수 있고 이해를 하려는 노력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지만, 독서에는 '문자'의 저항이 있다. 이것은 한자나 표기가 어렵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단순한 문자기호에 상징되는 이미지를 해독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지적노동의 부담을 말하는 것이다.

종래의 비행소년에 관한 조사를 봐도 그들은 거의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폐성에 기대어 지적 노력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지적인 노력을 회피한다는 것은 정신적인 에너지를 유효한 방향으로 소비하는 태도가 결핍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건강한 욕구 충족이 잘못된 것이다 활용하지 않는 두뇌는 퇴화한다.

[황의백 엮음/독서요법/범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