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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생활문/수필

제목 삶의 원동력
글쓴이 최유진

삶의 원동력

 

구보민

 

 새벽의 냄새가 열어둔 창문을 지나 방 안을 서서히 채운다. 하루의 고됨을 바람이 씻겨준다. 살짝 어지러운 방을 치워낸다. 금새 깨끗한 모습을 되찾은 방이 보인다. 곤두섰던 신경이 안정된다. 이제 내 기분을 깎아 내릴 무언가는 이곳에 없다. 은은한 조명이 정돈된 방을 비추면, 은은한 미소가 입가에 머문다.

 이것이 보편적인 나의 새벽이다. 환기를 하고, 방을 정리하는 것. 그리고 어둠을 즐기는 것. 어둠이 세상을 품고 조명마저 꺼지면, 그 안에서 나는 자유로워진다. 어둠과 함께할 때 비로소 자유를 만끽한다. 새벽의 어둠을 이불 삼아 눕는다. 그리고 그 포근함 속으로 파고든다. 빛을 한가득 머금었던 몸이 어둠 속에 눕는다.

 때로는 이불의 무게에 허우적댄다. 어둠이 나를 짓누르는 날이 온 것이다. 어둠에 깃든 외로움과 우울의 중력이 날 가라앉게 만든다. 그런 날은 어둠을 즐길 수는 없다. 나의 새벽만 이렇게 차가운건가하는 우울한 생각을 하곤한다. 행복했다는 것을. 오늘과 같은 새벽도 결국 나의 감정이 담긴 추억할만한 순간이라는 것을.

 새벽공기의 냄새는 늘 날 행복하도록 돕는다. 창문을 열어 크게 숨을 들이마신다. 그럼 자유와 짙푸른 하늘, 그 하늘과 닮은 바다를 닮은 냄새가 난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얼굴을 식히고 후덥지근했던 방을 쾌적하게 한다. 이 행복감 때문에 난 매일의 새벽에 창문을 연다. 곧 방을 가득 채운 한기에 금방 창문을 닫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지만, 그 순간까지도 사랑한다.

 새벽은 나를 편안하게 한다. 행복하게 하고 벅차오르게 한다. 때때로 새벽은 나를 외롭게 한다. 우울하고 눈물짓게 한다. 그래서 새벽은 의미있다. 그 어느 시간보다 감정적인 새벽의 날들이 소중하다. 영감을 주고 하루를 정리하는 새벽이 참 좋다. 오늘의 새벽은 어떨까? 기대를 품고 하루를 살아간다. 새벽은 삶의 원동력이다.

 


가현중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