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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소설

제목 아푸리가 기다리는 하늘의 문
글쓴이 최유진


어떤 학교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학생들이 있었어요. 이 학교는 남들 눈에는 명문 고등학교라고 불리는 학교였지요. 하지만 이 고등학교에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비밀이 있었어요. 그 비밀은 바로 한 사람, 한 사람씩 이 학교를 떠나가는 것이었죠. 이 학교에는 전용 게시판이 있었고, 그 방으로 인해서 이 세상을 떠나가는 것이었어요.

 

"얘들아, 또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어!”라고 어떤 한 친구가 말했어요.

 

이걸 들은 학생들이 점점 수군거리기 시작했어요.

 

뭐야, 이번에는 또 누구야?”

 

, 누가 무슨 짓을 했대? 충격적인 일이야?”

 

‘1학년 17번 아푸리, 네가 다른 애 욕하고 다니고, 애들 때리고 다녔다며? 내 친구가 네가 걔 욕하는 거 다 들었대. 이름 밝히지 말아주세요.’라는 글이었어요. 이 고등학교에 다니는 모든 애들은 게시판에 올라오는 모든 글들이 거짓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다 사실이라고 믿었어요.

 

야 네가 애들 때리고, 애들 험담한 애가 너 맞지?”라며 아푸리를 찾아가서 툭툭 치면서 말했어요.

 

나 정말 아니야! 나한테 진실이냐고 물어보지도 않았잖아!!”라며 억울한 목소리로 게시판에 있는 글의 당사자인 아푸리가 말했어요.

 

뭔 소리야! 이 게시판에 네가 그랬다고 올라왔는데

 

맞아, 네가 그러고 다녔다면서!”

 

애들의 수군거림은 멈추지 않았고, 아푸리는 점점 혼자 힘들어하기 시작했어요. 자신이 아니라고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그 게시판에는 이상한 글들과 더 심한 악플들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1학년 17번 아푸리, 발뺌하지 마! 네가 그런 거 여기 학교 학생들 다 아니까! 여기서 도망가 봤자, 너는 더 나쁜 사람이 될 걸?’

 

내가 쟤 저렇게 될 줄 알았다.’

 

쟤랑 같은 학교 다니는 것도 짜증 나.’

 

저런 애는 사라졌으면 좋겠어!’

 

비속어와 욕설이 석인 말들은 게시판 댓글도 물론 아푸리의 메신저들 사이에서도 가득 넘쳐났어요. 다른 아이들은 아푸리를 욕하는 친구에게 연락을 하며 말을 하였지요.

 

아직도 욕하고 다니냐? 에효, 가정교육이 어떻게 된 거야?”라고 말이죠.

 

또한, 학교를 가면 아푸리의 책상은 매직으로 써 놓은 듯 욕으로 가득 차 있었고, 아푸리의 사물함 역시 냄새가 심한 오물들로 가득했어요.

게시판이나 메신저들에서의 악담과 악플들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더 심해질 뿐이었어요.

 

아푸리는 다들 나한테 왜 그래?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나는 그런 적이 없는데, 왜 아무도 나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거야?’라는 생각과 함께 혼자서 방에 앉아 점점 자신의 손으로 자신을 괴롭히기 시작했어요.

학교 선생님들 역시 아푸리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아푸리는 안 좋은 선택을 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학생들은 아푸리를 미안해하지도, 안쓰러워하지 않았어요.

 

꼴좋다. 진작 저렇게 사라졌어야 해라며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아무도 아푸리의 진실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어떤 한 친구가 참다 못 해, 큰마음을 먹고 일어나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너네 저렇게 말한 사람이 누군지는 알아? 그런데 아무 잘못이 있는지 없는지 진실도 모르는데, 아무 잘못도 없을 수도 있는 애한테 저렇게 말해도 되는 거야? 한 번이라도 진실을 물어보기라도 했니?”라고 말이죠.

 

그 말을 들은 친구들은 눈을 가리고 귀를 닫았던 시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아푸리를 괴롭혔던 친구들은 하늘에 있는 아푸리에게 찾아가 하늘의 문과 마음의 문을 열고 아푸리에게 사과했어요.

하지만 다른 몇몇 친구들은 그 말을 무시하며 사과도 하지 않고, 죽은 아푸리를 더 욕하고 탓했습니다. “네가 아니었으면 진실을 밝히고, 끝까지 살았어야지.” 라면서요.

 

이 얘기를 보신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요즘 들어 점점 심해지고 있는 이 악플들은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의심하고 욕한 사람들은 과연 잘못이 있을까요? 모두 그 친구의 말을 끝까지 들어본 적 있나요? 잘못을 했는지 안 했는지는 그들만이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입에서 잘잘못을 따질 수 없어요.

 

어떤 글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쓰기 전에 내가 저 사람이었다면, 내가 저 일을 겪고 있다면, 과연 저게 진실일까?’라는 생각을 먼저 해보세요. 생각을 하게 된다면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가 그 사람의 뼈를 갉아 낼지, 아니면 힘을 실어줄지 아무도 몰라요. 남들이 욕한다고 해서 같이 욕하는 사람이 아닌 통찰과 판단을 이용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봅시다.



나선영(신현고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