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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시

제목 저녁 하늘
글쓴이 이창재

저녁 하늘은 아름답다

해가 거의 다 저물었을 즈음의 저녁 하늘이

나는 너무나 좋았다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눈동자에 그려지는 그 풍경을

탄식하며 바라보곤 했다

하늘은 어두웠지만 검은색이 아닌 남색이었고

지평선에 얇은 흔적을 남긴 주홍빛 해는

아직 다 저물지 않았다

저녁 하늘은 마치 내 마음과 같아서

어두워 보이지만 검은색이 아닌 남색이길 바랐고

아직 해가 저문 것이 아니기를 바랐다

누군가는 새파란 가을 하늘을

누군가는 웃으며 저물어가는 주홍 하늘을 좋아하겠지만

나의 눈동자에는 어두운 저녁 하늘이 아름다우니

누군가에게는 나의 마음도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까

찬란한 남색 하늘아

모든 것을 앗아 가는 검은색은 아니지만

오늘 흐르는 내 눈물 정도는 가려 줄 수 있겠지


-이예은, 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