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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0~7세 판타스틱 그림책 육아 - 박지현 지음
작성자 김혜미 작성일 2020-01-24
작성일 2020-01-24



거실의 서재화, 책육아를 통해 책 읽는 아이의 모습을 보게 되면 참 뿌듯한 마음과 '내가 육아를 잘하고 있구나'라는 안도감마저 든다. 나의 지식의 허기와 무료한 시간, 세상과의 단절을 줄이기 위해 책을 읽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에 눈을 돌린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이 책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세상에 '좋은 책'은 너무 많고 정보력으로 돌아가는 세상인데 검색력이 나는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에 함부로 그림책세상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하지만 나같은 엄마에게도 빛이 있나니, 아예 그림책 육아의 네비게이션같은 책들이 나오고 있다. 책은 너무나 많다. 그중에서 좋은 책을 골라 읽힌다는 건 어렵다. 좋은 책의 기준조차 잘 모르겠다. 누군가는 대박이라고 했지만 큰돈 들여 집에 사놨더니 우리 아이는 읽지 않는다면? 그건 아이와 맞지 않는 거다. 시기가 안 맞았다던가, 아이의 관심사를 비껴갔다던가, 아니면 아이가 아직 책 읽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던가. 세상이 편리해지면서 부모가 목 쉬게 읽지 않아도 되게 책 읽어주는 펜까지 나왔지만 여전히 아이는 사랑하는 부모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걸 좋아한다. 그림책 육아는 솔직히 힘들다. 아이가 꾸준히 책에 흥미를 잃지 않게 하고 책을 사랑하는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엄마도 책을 읽어야 하고, 아이 근처에 늘 책을 두어야 하고, 아이의 관심사가 옮겨갈 때쯤 시기에 맞게 새 책을 들여야하고, 아이가 읽어달라고 할 때 읽어주어야 한다. 솔직히 노동의 성격이 띠기도 한다. 만약 안 그렇다면 그대는 정말 좋은 엄마!


우리나라에서 그림책은 순수 문학인 동시에 뿌리 깊은 학벌주의와 부모의 조기 교육에 대한 열망을 실현시키는 교육적 수단이기 때문이다.

p11

부모에게 그림책이 더 어려운 이유는 순수하게 아이와 즐기며 그림책을 읽고 뜯고 씹고 맛보고 즐기고(?)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기 교육에 한 발자국 들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태어나 자라니 남들에게 뒤처지면 안 될 것 같고 정보를 얻는 과정 또한 맘카페나 책육아카페에서 얻다보니 경쟁의식과 불안함을 동시에 갖게 된다.

진정한 그림책은 다른 곳에서 만들어집니다. 어린이가 독자일 경우에는 어린이가 직접 그림책을 만듭니다. 즉, 귀로 말을 듣고 눈으로 그림책의 그림을 봅니다. …(중략)… 귀로 들은 말의 세계와 눈으로 본 말의 세계가 어린이 속에서 하나가 됩니다. 그때 그림책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p26, 마츠이 다다시 외 <그림책의 힘>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면서 '열심히'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자유롭게' 책을 접하게 해주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내적 독서의 힘을 키워주고 싶다면 말이다.

p291

좋은 그림책을 읽힌다고 아이가 고른 책을 다시 꼽고 엄마가 골라준 책만 읽어준다거나, 아이가 한글을 뗐다고 스스로 읽으라고 읽어주지 않는 행위는 위험하다. 여러 책에서 말하기를 초6까지 엄마 목소리로 직접 읽어주라고 한다.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

아이가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이야기야', '내가 봤던 거잖아', '나도 비슷하게 느꼈어' 이런 생각을 한다면 괜찮은 선택이다.

p39

아이의 반응을 살피자. 아이가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에 관한 책을 읽자.(어린아이들에게 좋음!)

엄마들은 '교육적 필요성'에 따라 책을 사지만 사서는 '문학적 우수성'을 기준으로 그림책을 구입한다.

p149

요즘 도서관을 적극 활용한다. 빌리면 꼼짝없이 2주 내로 반납해야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한 달에 두 번은 방문. 그림책에 관한 책에서 정보를 얻어 미리 검색해서 빌릴 책을 쏙쏙 뽑아서 빌린다. 도서관에 앉아 아이들에게 읽어주기까지하면 금상첨화겠으나 어린아이가 있어 여건이 힘들다면 빌리기만 해도 좋다. 빌리기까지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큰 아이들은 그 시간조차도 여러 책들을 탐색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 활동까지 한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렇다고 '독서의 완성은 독후 활동'이라는 말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p244

늘 책을 읽고 나면 '끝!'하고 독후활동은 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뭔가 부족한 마음이었는데 굳이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또한 거창한 것만 독후활동이라고 생각했는데 간단히 책에 나왔던 음식을 먹는다던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는 간단한 활동도 괜찮다고 한다.

집에 이미 들여놨더나 읽어줬거나 아는 책들이 꽤 나와서 스스로 '나 좀 잘하고 있는데?'라고 거만했다가 또 내가 그림책육아를 아이의 교육의 일환으로 생각했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소개가 책 제목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중간중간 책 사진도 하이퀄리티사진으로 삽입되어있어 더 즐겁게 읽었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0세부터 7세까지 그림책 읽어주는 방법, 그림책에 접근하는 방법, 그림책 고르는 방법, 그림책 추천이 담겨 있어 각 나이별로 깊이가 깊진 않으나 두루두루 알 수 있었고 전집과 시리즈, 단행본 고루고루 소개해줘서 엄마들의 입맛에 맞게 책을 선택하게끔 해주었다. 아쉬웠던 점은 남자책 여자책 나눠서 추천하는 것과 글 중간에 '결정 장애'라는 단어가 불편했다. 책 전체적인 분위기를 봤을 때 효율성과 가독성을 위해 그런 것 같은데 2016년에 초판이 발행됐으니 그때 분위기엔 괜찮아서 책에 적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림책 육아의 결과는 스스로 한글을 뗐다던가같은 단기 효과도 있지만 초3 때 나타난다고 한다. 혹은 그 이후에. 예전엔 조기 영어교육 바람이 불었으나 요즘엔 국어 잘하는 아이가 영어도 잘하고, 사회도 잘하고 결국 두루두루 잘한다며 책 읽기에 현안이 되어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결국 그림책육아=조기교육 느낌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지만 그림책육아에 여기저기 귀가 팔랑거리는 엄마나 그림책을 아이 학습적인 도구로 사용하려는 엄마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인터넷에 실제 후기와 광고를 가려내기 너무 힘든 엄마들도 자신만의 책 고르는 노하우를 배우기에도 좋다. 그림책시장이 장사가 되기 때문에 광고가 너무 많기에 내 아이가 보는 그림책 정말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그림책의 장점은 아이의 모든 질문의 답이 담겨있다는 것! 민망한 질문, 어려운 질문 어버버하게 넘겼다면 앞으론 관련 책을 찾아 아이에게 읽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