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리스 로마 신화
|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서양 문명의 도도한 흐름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라는 거대한 물줄기에서 연유한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그 중에서도 헬레니즘의 기조를 이루고 있는 바, 인류 지성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서양의 문화와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교양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고대에 대한 서양인들의 기억인 그리스·로마 신화는 마치 어떤 유전처럼 서양인들의 정신 세계에 면면히 이어져 그들의 학문과 예술 등 모든 분야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피그말리온의 이야기를 통해 신화가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를 물은 98학년도 연세대 문제와 알베르 까뮈의 '시지프스의 신화'를 제시문으로 부조리한 삶의 조건에 처한 인간의 실존을 물은 외대 문제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고전적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기에 충분하다.
조각상에게 지극한 정성을 들여 결국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하게 한 피그말리온이나 아무런 의미 없이 바위를 밀어 올리는 노동을 반복하는 시지프스 모두 그리스·로마 신화 속의 인물형들인 바, 신화는 바로 이들을 통해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각각 인성과 신성을 함께 가진 올림푸스의 여러 신들과 다양한 인간형들이 함께 만들어 내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서사 구조와 허구적 상상력은 그 자체로도 여느 소설 못지 않은 쾌락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그 이면에 담긴 상징적인 의미들을 찾아내는 것이 바로 그리스·로마 신화의 정수를 이해하고 그리스·로마 신화의 고전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프로메테우스에게서 그가 제우스 신으로부터 훔친 불을 선물받음으로서 인간은 문명을 가지게 되었다. 프로메테우스의 도전적인 행동에 대한 제우스의 분노는 판도라라는 최초의 여성을 만들어 지상에 내려보내게 되었고 판도라는 제우스가 절대로 열지 말라며 함께 내려보낸 이른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그 속에 있던 온갖 재앙을 세상에 퍼트리고 말았다.
불을 훔침으로서 문명을 시작하였으나 신의 노여움을 사게 되고, 호기심을 참지 못하여 재앙을 자초하게 된 프로메테우스와 판도라의 이야기는 기술 문명의 해악에 고통받는 오늘날 인간의 처지에 대한 암유가 아닐 것인가. 그러나 그리스·로마 신화는 판도라의 상자 맨 밑바닥에 '희망'을 남겨 두어 오늘날 인류가 가져야 할 자세를 암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인간을 운명 앞에서 무력하고 기대와 현실이 어긋나는 부조리한 삶의 조건 속에서 방황하는 존재로 파악했다. 생부를 살해하고 친모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비극적 운명을 갖고 태어난 오이디푸스는 스스로의 운명을 부정하기 위해 몸부림쳤으나 결국은 운명의 사슬을 피하지 못했으며, 죽음을 거부하고 영원한 삶에 도전한 시지프스 역시 결국 무거운 바위를 끊임없이 밀어 올리는 가혹한 형벌에 처해졌을 뿐이다.
그러나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오이디푸스의 피나는 노력과 끝없이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다시 밀어 올리기 위해 단호하게 내려가는 시지프스의 의지를 통해 우리는 인간 존재의 실존적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이밖에도 다양한 원형적 상징들을 가지고 있으며 또 그것들은 수많은 저작의 기본 모티브로 사용되어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그리스·로마 신화는 인간 상상력의 극치이며 살아 있는 원형의 집결체라 할 수 있다. 이제 아무도 그리스·로마 신화 속의 신들을 종교의 대상으로 섬기지는 않는다.
물론 그리스·로마 신화가 종교의 경전이 될 필요도 없다. 그리스·로마 신화를 다만 흥미로운 이야기로만 여기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인간 문제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에 주목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고전으로서의 그리스·로마 신화를 제대로 접하는 일이 될 것이다.
1. 프로메테우스 신화
거인의 신 프로메테우스는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는 인간을 불쌍히 여겨 제우스로부터 불씨를 훔쳐 인간에게 주었고, 인간의 생존 유지에 필요한 여러 가지 지혜와 기술을 가르쳐준다. 제우스 신은 이 사실에 분노하여 프로메테우스를 카우소스 산 위의 바위에 묶어 독수리가 그의 간을 파 먹게 한다. 또한 인류 최초의 여성인 판도라를 만들어 프로메테우스의 아우인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내며 상자 하나를 함께 보내는데, 그 속에는 재앙과 질병으로 가득차 있다. 상자는 결국 열리게 되고 세상에는 전에 없던 고통들이 퍼지게 된다. 그런데 상자 밑바닥에는 '희망'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
=> 기술 문명에 대처하는 인간의 바람직한 자세
2. 시지프스 신화
시지프스는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지만, 신들을 우습게 여긴다는 점 때문에 신들로부터 마뜩찮은 인물로 점찍혀 있다. 시지프스는 아폴로의 소를 훔친 헤르메스와, 아소포스의 딸을 납치한 제우스의 범행을 밝혀내었는데, 이로 인해 제우스의 미움을 사게 되었다. 제우스는 계속해서 지옥의 신 하데스에게 시지프스를 잡아오게 했는데, 그때부터 시지프스는 기지를 발휘해 위험에서 벗어났으나 인간이 신을 이길 수는 없었다. 결국 시지프스는 계속해서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끊임없이 밀어올려야 하는 형벌에 처해지게 괴었다.
=> 무의미한 일상을 반복하는 부조리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실존적 현실
3. 마이다스 신화
마이다스 왕은 어느 날 술에 취해 거리를 방황하던 노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의 양아버지이자 스승인 실레노스라는 것을 알고 극진히 대접했다. 이에 디오니소스가 고마움을 느껴 소원을 묻자, 마이다스는 자신의 손에 닿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황금으로 변하게 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마이다스의 기쁨도 잠시, 금세 그는 손에 닿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해버리는 것에 당황했고 급기야 사랑하는 딸마저 황금상으로 변해버리게 하고 말았던 것이다.
=> 물질만능주의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물질에의 맹목적 추구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 경고
4. 이카루스 신화
이카루스는 뛰어난 장인(匠人)이었던 다이달로스의 아들이었다. 다이달로스는 미노스 왕의 미움을 받아 자신이 만든 미궁에 아들과 함께 갇히게 된다. 다이달로스는 새의 깃털을 모아 밀랍으로 붙힌 뒤, 날개를 만들어 이카루스와 함께 하늘을 날아 미궁을 탈출하게 된다. 이 때 다이달로스는 너무 높이 날면 태양이 밀납을 녹여 떨어질 것을 경고하였으나 하늘을 나는 기분에 도취되었던 이카루스는 계속해서 고도를 높였고, 결국 이카루스는 순간의 비상을 맛본 후 밀납이 녹아 떨어져 죽게 되었다.
=> 이상을 향한 노력과 도전 정신
|
|
|
|
|
HOM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