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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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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숙｣은 1938년 3월 9일부터 14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된 작품으로 일제의 강점하에서 사회주의 활동을 한 아저씨를 풍자적으로 회화화하면서 식민지 체제에 순응하여 일본인이 되고자 하는 ‘나’를 관찰자로 하면서 전지적 작가의 효과를 내고 있는 소설이다.
전체적으로 이 소설의 문체는 풍자적, 반어적인 특징을 지닌다. 작가는 풍자나 반어의 효과를 내기 위하여 동일 비중의 사건이나 어구를 중언부언 반복하거나 비어․속어를 편향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대화체를 사용함으로써 갈등을 빚고 있는 ‘나’와 ‘아저씨’와의 의식상의 괴리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1인칭 관찰자 시점의 소설이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작품의 서두에서는 아저씨의 인생이 요약적으로 제시된다. 어리고 젊었을 때는 서울․동경에서 공부한다고 아주머니를 멀리하엮고, 색시 재미를 알 만해서는 여학생에 미쳐서 이혼하자고 친정으로 쫓아보내고,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가 5년이나 감옥생활을 하고 폐병 환자가 되어서 풀려난 아저씨를 아주머니는 식모살이로 겨우 모은 돈으로 모셔다가 헌신적으로 병구완을 하는데 아저씨는 병이 나으면 또다시 사회주의 운동을 할 궁리를 한다.
이 작품의 화자인 ‘나’는 일본인이 경여하는 상점에서 열심히 일하여 인정을 받고, 내지 여인과 결혼하여 성명도 일본식으로 바꾸고, 생활 방식고 일본식으로 살아가면서 완전한 일본인이 되는 것이 평생의 꿈이다. 아주머니와는 세 살 차이가 있으나 어렸을 때 돌보아 준 은혜를 생각하여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려는 의도를 보이나 아저씨와는 철저한 비난을 통해서 그 당시의 인텔리, 즉 지식 계급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저씨도 이러한 ‘나’의 꿈 이야기를 듣고는 ‘아’를 매우 딱하게 여긴다. 또한 아주머니를 고생시면서도 조금도 미안함을 느끼지 않고, 경제학을 공부했다면서도 자신의 가난도 구제하지 못하는 아저씨의 모습이 한심하기만 하다. 그래서 이들은 서로간의 대화를 통해서 갈등만 한없이 드러내고 만다.
이 작품에서 화자인 ‘나’는 나름대로 주관을 갖고 소설 속에서 ‘아저씨’라고 부르는 사람을 철저히 비난하고 있으나 독자가 화자를 통하여 전해 듣는 이야기와 수집된 정보는 아저씨에 대한 비난이 편협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노예 근성에 가까운 그의 이기적이고 현식적인 태도는 아저씨의 대국적인 삶의 방식과 비교되면서 풍자된다.‘나’라는 화자는 아저씨를 한심하게 여기면서 자랑스럽게 자신의 포부를 떠들어 대지만 실상 그것은 작작의 시선과 독자의 평가에 의해서 다시 풍자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작가의 의도된 수법으로 표면적으로는 비난받아야 할 사람인 ‘화자’는 자신을 칭찬하고 있고, 칭찬받아야 할 ‘아저씨’는 화자를 퐁해서 비난받게함으로써 당시의 현실을 풍자적으로 보이려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지식인의 위치에 있는 아저씨를 일본인 밑에서 자아(민족주체성)를 완전히 상실하고 나름대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화자가 시대적 박해와 수난, 신념 등을 비판하게 한 작가의의도는 당시의 사회주의 지식인의 정치적, 경제적 수난을 다루고 있으나 이것은 단순한 문제 제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지식인의 자의식이 패배감과 무력함으로 가득 찰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역논리(아이러니)의 기법으로 뚜렷이 보여 주려는 것이다. 또한 사회주의자인 아저씨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지도 않은 것은 그의 프로 문학에 대한 동반자적 경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청도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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