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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포(森浦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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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포 가는 길]은 1973년 9월 {신동아}109호에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 이 작품의 주제적 성격은 편력의 길이며, 거기에서 표백되는 중심 사상은 밑바닥 생활을 통해 체득한 삶의 고달픔에 대한 인식,그리고 그 삶을 견디게 하는 힘인 사랑과 용기에 대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부랑 노동자와 작부로 나타난 것은 작가의 정신이 지닌 밑바닥 지향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역설적이지만 이러한 정신적 지향성은 밑바닥으로 내려가 본 자만이 진정한 하늘의 의미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작중 인물들이 찾아가고자 하는 삼포(森浦)는 단순한 지명으로서의 고향이 아니라, 도달할 수 없는 일종의 이상향으로서의 심리적 지명임을 강하게 암시하고 있다.
황석영의 초기의 작품들은 탐미주의적 경향으로 일관하였다.따라서 문장이 유려하고 기술적으로 우수하다는 것 이외에는 그의 작품에 별다른 특징이 없었으나,1971년[객지]를{창작과 비평}에 발표하면서부터 작가 황석영은 탐미주의적 예술지상주의적 경향에서 벗어나 굳건한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민중적 차원에서의 현실 파악이라는 입장에 서게 된다.특히 그가 즐겨 다루는 노동과 생산의 문제,부와 빈곤의 문제는 당시 한국 문학에 있어서는 매우 낯선 것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떠돌이 노동자인 노영달은 다음 일거리를 찾아 어디로 갈지 망설이고 있던 중에 정씨라는 사람을 만난다.서른 대여섯 되어 보이는 정씨는 감옥에서 출감하여 모든 것을 청산하고 '삼포'라는 고향으로 찾아간다는 것이다.고향을 떠난 지가 10년이 넘었으며,그때의 삼포는 아름답고 풍성한 살기좋은 마을이었다는 것이다.
적당한 행성지를 정하지 못한 영달은 목표가 나올 때까지 정씨와 동행하기로 결정하고,두 사람은 기차역으로 향한다.도중에 주막에서 간단한 국밥으로 요기를 하고 떠날때,주인으로부터 도망간 색시를 데려다 준다면 많은 사례를 하겠다는 부탁을 받는다.그들은 눈길은 걸어 감천역으로 향하던 중 '백화'라는 술집에서 도망쳐 나온 색시를 만나 동행하게 된다.사례금보다는 여인을 혼자 두고 떠날 수는 없다는 의협심 때문이다.'백화'는 열어덟 살에 가출해서 사 년이 넘도록 작부와 창부생활로 앙칼지게 살아온 까닭에 나이에 비해 겉늙어 버린 지친 몸을 끌고 이제 고향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눈속을 헤치며 역으로 향하던 중에 '백화'가 눈구덩이에 빠져 발을 삐었다.영달의 등에 업힌 백화는 그의 넓은 어깨에서 편함을 느끼고,영달은 너무 가벼운 백화의 몸매
에서 측은함을 느낀다.
감천역에 도착하자 영달과 정씨는 호난선으로,백화는 전라선으로 서로 헤어지게된다.백화는 영달에게 자기가 일자리를 마련할테니 자신의 고향으로 같이 갈 것을 제안하고 정씨도 그렇게 할 것을 권하지만,영달은 주머니 돈을 몽당 털어서 백화의 차표와빵 두 개,찐달걀을 사서 건네준다.눈시울을 붉히며 돌아서는 백화는 자신의 본명을 밟히며 달려가 버린다.
대합실에서 어떤 노인으로부터 삼포의 소식을 듣고 정씨는 실망한다.섬은 육지로 개발이 되었고 지금은 공사판이 한창이라 옛날의 모습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갑자기 고향을 잃어버린 정씨는 영달과 같은 신세가 되었음을 깨닫고 기차가 도착했으나 발길이 떨어지지를 않는다.
이 소설은 본격적인 산업화로 특징 지어지는 1970년대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산업화의 과정에서 농민은 뿌리를 잃고 도시의 밑바닥생활을 하며 일용 노동자로 떠돈다.작가 황석영은 이 작품에서 이러한 상황의 황폐함과 궁핍함을 영달과 정씨 같은 부랑 노동자,백화 같은 작부의 모습으로 형상화하면서 시대적 전형성을 획득하고 있다.따라서 여기에 등장하는 세 명의 인물을 동일한 악상이 세 가자로 변주된 모습으로 비유할 수 있다.그 악상의 주제는 건강과 비애라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민중의 모습이다.그 민중의 모습은 우리가 다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1970년대.특히 그 전반기의 한국 시회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작가 황석영은 이 뿌리의 진면목을 살리면서 그 위에 뛰어난 예술의 열매를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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