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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재자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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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비콘 강을 건너다
이탈리아 북쪽 끝에 루비콘 강이라는 작은 강이 흐르고 있다. 시이저가 이 강을 건넜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더욱 유명해진 강이다.
당시 이 강의 북쪽은 속주(屬州) 갈리아라 불리고 있었다. 로마는 이탈리아반도 이외의 정복지를 속주라 부르고 그 곳에 총독을 두어 지배하고 있었다.
기원전 58년 시이저는 갈리아의 총독이었다. 갈리아는 대략 현재의 프랑스에 해당하는 지방인데 로마가 지배한 곳은 지중해를 끼고 있는 남쪽의 일부 뿐이었다. 갈리아의 넓은 지역은 아직도 켈트인과 게르마인의 세계였다.
시이저는 8년간의 전쟁으로 갈리아 전 지역을 정복했다. 시이저는 많은 전리품과 노예를 손에 넣었다. 주민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는 것도 그의 마음대로였다. 갈리아 정복은 시이저에게 막대한 이익을 가져다 주었고 그의 인기는 높아졌다.
폼페이우스는 시이저의 경쟁자였다. 폼페이우스는 시이저의 실력과 인기가 더 이상 높아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시이저의 해임과 군대 해산을 원로원에서 결정하도록 했다. 결국 갈리아의 총독 시이저가 군대를 이끌고 루비콘 강을 건너 이탈리아에 들어오는 것을 원로원은 허락하지 않았다. 시이저가 이를 어기면 그는 로마에 대한 반역자로 간주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이저는 병사 6천 명과 함께 루비콘 강을 건너며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미 결전은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승부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전투에서 패하여 이집트로 도망친 폼페이우스는 그 곳에서 암살당하고 시이저는 폼페이우스를 추격하여 이집트로 들어갔다.
이집트는 알렉산더가 남긴 나라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번영을 누리고 있었다. 이집트의 수도 알렉산드리아는 이집트의 오랜 학문의 전통과 함께 그리스의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이 시대의 학문·예술의 중심지였다. 알렉산드리아 시내의 도서관에는 나일강에서 채취한 파피루스라는 풀을 재료로 한 10만 권이 넘는 책이 비치되어 있었다. 풍부한 곡물 생산과 더불어 천연의 혜택을 받은 알렉산드리아는 '없는 것은 눈(雪)뿐이다'고 할 정도로 번영을 구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집트는 정치적인 내분 때문에 고민하고 있었다.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시이저에게 원조를 요청했고 2년에 걸친 전쟁 끝에 시이저는 반대파를 모두 물리치고 클레오파트라의 정치적 위치를 안정시켰다.
그러나 이 때의 전쟁으로 지식의 보고이던 알렉산드리아 시내의 도서관은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버렸다.
▶ 시이저의 독재
로마로 돌아온 시이저는 정치적인 모든 권한을 한손에 거머쥐었다.
시이저는 이제 로마의 독재자가 되었다. 게다가 로마의 세력은 지중해의 전 지역에 미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히 그는 지중해의 지배자이기도 했다.
황제를 의미하는 독일어의 '카이저'와 러시아어의 '짜르'는 시이저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시이저는 로마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달력을 폐기하고 이집트에서 사용하고 있던 태양력을 채용했다. 왜냐하면 로마의 오랜 달력은 오차가 지나치게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그레고리우스력은 시이저시대의 율리우스력을 16세기에 고친 것이다.
시이저는 로마 시민 특히 그 가운데에서도 가난한 시민을 자신의 지지자로 만드는 것을 잊지 않았다. 당시 로마에는 30여만 명이 토지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성실히 일하려 들지 않았다. 그들은 '빵과 서커스', 즉 식량 배급과 검투사의 시합을 물론 제공해주는 유력한 정치가의 명령대로 행동했다. 시이저는 이러한 시민들을 이용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정치가였다.
시이저는 이러한 시민들 가운데에서 8만 명을 골라 그들에게 정복지의 토지를 주었다. 토지를 갖게 되는 것은 로마시민에게 큰 매력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시이저에게 그리고 로마의 지배에 충실히 협력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이저의 독재정치는 로마의 오랜 정치 전통에 반하는 것이었다.
로마의 정치는 오랫동안 원로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원로원은 특권귀족으로 구성되어 중요한 사항은 거의 이곳에서 심의·결정되었다. 평민이라 불리는 일반시민은 기원전 3세기경부터 형식상으로는 귀족과 거의 동등한 권리를 가지게 되었지만 실제로는 원로원이 늘 정치의 중심이었다.
시이저의 정치는 이 원로원을 완전히 무시했다. 기원전 44년 시이저는 원로원의 권위를 지키려는 사람들에 의해 사주받은 브루투스에게 암살되고 로마는 또다시 내란상태에 빠져들었다.
10여년에 걸친 혼란 끝에 최후의 승리자가 된 사람은 시이저의 양자 옥타비아누스였다. 반대파였던 안토니우스는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자살하고 이집트도 완전히 로마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
▶ 최초의 로마 황제
기원전 27년 로마의 원로원은 옥타비아누스에게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를 주었다. 이것은 '존엄한 존재'라는 뜻이다.
이제는 옥타비아누스에게 대항할 수 있는 세력은 없어졌다. 그는 로마 최고의 실력자였다. 넓은 속주도 그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옥타비아누스는 신중히 행동했으며 결코 시이저와 같은 독재정치를 펼치지 않았다. 그는 원로원의 전통적인 권위를 끝까지 존중해 '시민 가운데 제1인자'라는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칭호에 만족하고 있었다. 따라서 원로원으로부터 '아우구스투스' 칭호를 부여받은 것이다.
그러나 로마의 정치를 실제로 움직인 것은 강력한 한 실력자의 의지였다. 따라서 아우구스투스, 즉 옥타비아누스는 최초의 로마황제였다. 로마는 한 사람의 황제가 지배하는 제국이었으며 로마제국은 지중해세계의 지배자였다.
로마는 '영원한 도시'로 불렸고, 그 번영은 한없이 계속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사람들은 그 시대를 '로마의 평화(Pax Romana)'라 불렀다.
▶ 폐허를 만들어 평화라 부른다.
서기 77년 로마는 브리타니아(지금의 영국)의 가장 북쪽에 있는 스코틀랜드에 침입했다. 스코틀랜드인은 캘가쿠스를 지도자로 로마군과 전투를 벌였다. 캘가쿠스는 로마의 '지배'란 파괴와 살육과 약탈 바로 그 것임을, 그리고 로마인이 말하는 '평화'란 폐허 위해 남은 황량함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로마인에 의한 지배와 그 위에 성립된 '평화'는 정복·지배댕하는 사람의 처지에서 그렇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로마의 속주는 명령대로 세금을 바치고 병사를 보내야 하는 곳이었다. 속주에 파견된 로마인 가운데에는 '한 사람의 거지로 풍요로운 속주에 들어가 부자가 되어 속주를 가난하게 만든다'는 말을 들어 마땅한 사람도 많았다. 어진 정치를 펼치는 경우도 결국은 속주의 주민으로부터 불평이 나오지 않도록 세금을 교묘히 거두어가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속주에서 나오는 수입은 로마의 지배자들을 부유하게 만들었으며 로마의 번영을 지탱해주는 기초가 되었다. 로마의 거대한 힘은 속주의 주민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반항은 거의 불가능했다. 속주의 주민이 할 수 있는 것은 꾹 참고 견디는 것 뿐이었다. 그것은 로마의 노예에게도 똑같은 것이었다. 노예들이 구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 세상에서 자유와 행복을 단념하고 신의 나라에서 그것을 기대하는 것뿐이었는지도 모른다.
♣ 수업중에 읽는 155가지 이야기/교육부 독서지도 정책 연구학교/인천학익여고 자료
- 에세이 세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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