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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사회와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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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산업화 시대를 거쳐 정보화 시대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산업화 시대는 인류에게 과학 기술의 발전을 통해 풍요로운 물질적 혜택을 가져다 주었다. 이러한 물질적 풍요로움과 기술의 진보를 토대로 정보화 사회를 추구하게 되었다. 그러나 산업화의 높은 파고는 정보화로 이어지면서 현대 사회에 많은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 그러한 문제를 간략히 살펴보기로 하자.
▶ 생명 존중에 관한 문제
생명 존중은 곧 인간을 존엄한 존재로 본다는 뜻이다. 이러한 생각은 인류의 보편적인 도덕성의 기본 바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 기술의 발전과 그것을 토대로 한 산업화는 인간성을 상실하는 문제를 낳게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의 산업화는 인간에게 물질적 풍요로움과 생활의 편리함을 주기는 했으나, 인간의 기본적인 정체성과 개성을 잃어버리게 한 것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우선 산업화로 자본주의가 고도화하면서 '돈'이 모든 것의 가치 척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생명보다 더 고귀한 것은 없다는 가치가 사회적 수단인 '돈'에 의해 전도(顚倒)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돈이면 무엇이든지 해결된다는 황금만능주의가 나타났다.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기형적 현실은 생명의 존엄성을 경시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다른 원인은 저급 대중 문화의 확산 때문이다. 산업화는 영상매체를 급속히 발전시켰는데, 여기에 사람을 너무나도 손쉽게 살해하는 폭력이 '흥미'라는 이유로 여과없이 나타나면서 생명 존중의 가치가 희박해졌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는 저급 대중 문화가 생명은 존엄하다는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산업화의 발전이 가져온 몰가치성 때문이다. 산업화에 따라 사회가 비대(肥大)해져 상대적으로 인간은 왜소해질 수밖에 없었고, 거대한 사회를 지탱하는 하나의 부품처럼 생각되었다. 부품이란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있는 만큼, 부품으로 전락한 인간이 개별적 존엄성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또, 산업화로 거대 도시를 형성하면서, 군중 속에서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익명화(匿名化)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래서 군중은 있되 개인은 없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러한 현상은 개인 가치의 추구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결국, 생명의 존엄성이 무시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렇게 훼손된 인간의 존엄성, 생명의 존엄성은 하루 빨리 회복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고는 그 어떠한 발전도 진정한 발전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 환경에 관한 문제
인간은 자연 환경에서 태어나 자연 환경으로 되돌아가는 존재이다. 그런 만큼 자연 환경은 인간의 생존과는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산업화 이후로 크게 훼손되어 생태계의 질서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생물종(生物種)의 멸종, 오존층의 파괴, 엘리뇨 현상에 의한 기상 이변 속출 등이 이러한 현실을 잘 대변해 준다.
환경 오염이 이렇게 심각하게 된 원인은, 서구의 이분법적 사고에 바탕을 둔 산업화가 인간의 의식 발전없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서구적 산업화는 자연과 인간을 대립적으로 파악하고 산업의 발전은 자연의 극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연 환경의 급격한 파괴를 초래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의식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자연 환경은 극복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보장해 주는 공간이라는 생각,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정착되어야 한다. 또한, 법과 제도 없이도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자율 의식도 정착되어야 한다.
환경의 문제는 어느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며, 어느 한 국가만의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개인, 단체, 국가가 환경 보호를 앞장서되 국제적으로도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1992년의 '리우환경 회의'가 좋은 예이다.
▶ 성(性)에 관한 문제
현대 사회는 물질주의의 추구, 향락 산업의 번창과 무절제한 여가 문화 확산으로 성(性)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관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인간의 성은 생물학적 기능을 넘어서, 인격의 형성, 사회적 관계의 형성과 유지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따라서 성에 대해서 서구적 가치관에만 의지하여 일면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게 된다. 현재 우리 사회의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동성 연애, 매매춘, 성 폭력, 집단성 성 유희, 저질 만화 및 음란 비디오, 마약의 범람 등이 그 좋은 사례이다. 인신 매매가 성행하고 가정 파괴범이 줄지 않는 것도 이러한 예에 해당된다.
이런 것에 물론 환경은 사람의 성적 수치심을 무디게 하여, 결국 성 윤리가 붕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성 윤리의 붕괴는 목적과 감정적 기초가 없는 관계를 형성하게 하여 인간을 정신적 공황 상태로 빠뜨리고 정상적인 사회 관계를 형성할 수 없게 한다.
성 윤리가 붕괴되는 원인은 구조적으로 인간까지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의 상업적 속성과 성 윤리 교육의 부재 때문이고, 개인적으로는 성에 대한 무지와 절제력의 부족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선정적 저급 대중 문화의 범람이 성 윤리 붕괴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
▶ 과학의 가치관에 관한 문제
과학은 인간의 지적 활동 중에서도 가장 권위있는 것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데, 그것은 과학이 보여준 엄정한 객관적 태도 때문이다. 주관을 배제한 객관적 태도가 여러 가지 법칙과 원리 발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과학이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과학에서 주관의 배제는 곧 가치관의 배제로 이어졌고, 급기야는 과학의 가치 중립성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더 급진적인 경우는 가치 중립의 정도를 넘어서 몰가치적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과학은 본래 인간의 필요성 때문에 만든 것이다. 인간의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서 과학을 고안한 것이지, 다른 것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그리고 과학은 발전을 할 줄만 알았지 스스로 자기를 반성하거나 절제할 줄 모른다. 그러므로 과학이 가치 중립적일 수 없으며, 윤리와 무관하다는 가치 중립론도 성립될 수 없다.
과학은 좋은 의도와는 달리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노벨의 경우와 복제된 양을 둘러싼 논쟁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따라서, 과학은 인류의 공존 공영(共存共榮)과 자연 보존을 위해서만 사용되어야 한다.
물질 문명의 발달이 정신 문화를 압도하는 현대 사회는 삶의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관습, 사회 제도, 가치관 등은 쉽게 바뀌지 않아서 현대인들은 급변하는 환경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삶의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있다.
♣ 수업중에 읽는 155가지 이야기/교육부 독서지도 정책 연구학교/인천학익여고 자료
- 한철우 외, [사회과학과의 만남], (문원각, 19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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