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난숙

우리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것은, 정신적 지식을 섭취하고 사색을 한다는 데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사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왜 사는가' 또는 '무었을 위해 사는가?'하는 물음과도 부딪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물음에 대하여 여러 가지 답변을 하는데, 대체로 자기의 이상(理想)을 위해 산다고말한다. 이 이상을 위해 산다고 하는 것은 오직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진리다. 여기서 이상이라고 하는 것은, 허황된 망상이나 비현실적인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추구하고 연구하고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는 정신 세계의 높은 사고 작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은 품는다고 해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끊임없는 노력과 인생을 통한 지혜가 따라야 한다. 바로 이러한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지식의 연마와 축적이 필요하며, 이것을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체험을 통해서이다. 예를 들면 사람이 불을 만져보아야만 불의 뜨거움을 알 듯이, 실제적인 체험을 통해 확실한 지식을 얻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한평생 동안 직접 체험을 통해 배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 그 중에는 체험으로 배우기에는 너무 위험하거나, 시간적 경제적 사정이 따르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바로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해 주는 것이 독서를 통한 간접체험인 것이다. '책은 한시대를 증언하는 운명의 깃발이다'는 말은 그 책의 내용이, 어느 한 시대의 특수한 상황을 담고 있다는 뜻이지만, 일단 문자로 옮겨졌을 땐 그 시대를 넘어 현재와 미래에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시간의 영속성을 갖게 된다. 때문에 우리는 직접 체험해 볼 수 없는 과거의 일들도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으로 체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독서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 모든 지식의 총체라 할 것이다. 즉, 유한한 인생이 무한한 생명을 얻게 된다.
둘째, 우리의 양심의 눈을 뜨게 하여 인생의 가치와 의의를 깨닫게 하고 인간으로서의 정도(正道)를 걷게 한다
셋째, 인생의 경험 영역을 확대시켜 준다. 자연에 비하여 극히 미미한 존재일 뿐인 인간은 죽는 날까지 열심히 활동한다 할지라도 그 범위는 극히 작은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독서를 함으로써 이러한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모든 세계에서 유유자적하게 산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넷째, 일반적인 지식이나 경험의 확장 이외에도 추리력, 판단력, 종합력을 증진시켜 주며, 어휘 구사력을 향상시켜 준다. 즉 책을 읽다 보면, 그 책에 깔린 암시를 통해서 선악(善惡)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져 자기가 나아갈 길을 명확히 깨달을 수 있으며, 자신이 알지 못했던 어휘(단어)를 습득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실생활에 응용할 때, 말하기 글쓰기 등의 종합적인 교양이 갖춰져 좀더 폭넓은 인간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