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교사)

책을 읽을 때 자주 떠올리는 질문중의 하나는 다독(많이 읽음), 정독(자세히 읽음), 숙독(뜻을 생각하며 읽음), 속독(빨리 읽음), 송독(외워 읽음), 낭독(소리내어 읽음)등 여러 가지 독서의 방법중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하는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데 따른 것입니다.

나는 말합니다. 책을 읽는데 무슨 방법이 필요한가?
정독을 하던 숙독을 하던 아니면 또 다른 어떤 방법을 취하던 그것은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도대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얻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책속에 담겨있는  의미와 형식이 근간을 이루며 그밖에 다소의 정감, 잘 알 수 없는 여운 등이 있습니다.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미와 형식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책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의미를 깨닫고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형식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물론 의미와 형식은 상호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이기에 서로를 분리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은 분명히 구분되는 요소가 있는 것도 또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책을 읽는 목적은 그 양대 산맥과도 같은 줄기를 파악하고 요해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정독을 하는가 숙독을 하는가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자신의 독서 능력 즉 의미와 형식의 요해능력에 따르는 일일 뿐입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은 단 한번의 정독으로도 요해가 가능한 반면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숙독이 이루어 질때 까지  반복해서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기에 어떠한 방법이 미리 정해져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책속에 담겨 있는 의미와  그것은 주로 읽은 책의 숫자 만큼 신장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그냥 글자를 따라 읽어보십시오.  읽되 그 의미와 형식을 찿도록 애쓰십시오.

옛말에 "讀書百遍義自見" 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어렵게 얻은 만큼 값진 것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 두기 바랍니다.

혹자는 또 묻습니다.  읽을 때 소리를 내고  읽는가 아니면 눈으로만 읽습니까?
이것은 이렇습니다.  읽은 것을 어디에 써먹을 요량이면 소리를 내고 읽으십시오.
그러나 단순히 자신을 다듬으려한다면 눈으로 족합니다.  한가지 덧붙입니다.

소리내어 읽음은 어린아이들이 말 배우려 할 때 주로 쓰는 방법입니다.  절간의 스님들이 독경할 때 흔히 쓰이는 이 방법을  사용하나 이것은 독경 이외에 다른 것에도 뜻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독서의 바른 길잡이가 되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