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숙(수지교교 교사)

독서는 호흡과 같다.  독서는 계절이 있고 따로 주간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일상에서 유기적이면서도 지속적으로 해야하는 것이다.

매년 가을이 되면 기다렸다는 듯이 독서를 권장하는 캠페인이 분에 넘치도록 벌어지고, 마치 일년이 다 지나도록 책 한권 펼쳐들지 않다가도 이 기간에 책장을 넘기면 금방 교양인의 대열에 끼일 수 있는 이를테면  독서에 등한했던 사람들에게 베푸는 독서 자수기간이라도 설정한 느낌이 든다.

이는 자칫하면 일년 내내 가정에 등한했던 가장이  가정의 날  단 하루를 가족들에게 서비스함으로써 성실을 호도 하려는 것과 같아 개운치 않다.

독서의 당위성은 이제는 누구나 잘 안다.  막연한 주위의 권장과 지도 속에서 책장을 넘기는 것보다 독자의 독서 수용태세에 대한 자기보호적 비평의식을 가지고 책을 대해야 한다.  

움베르토 에코는 책은 영원한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했다. 또 책처럼 읽는 이에게 자유와 재량권을 주는 매체도 없을 것이다. 책은 읽은 사람을 존중하고 쓴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그 뿐인가. 책은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가 갖지 못한, 아니 영원히 따라갈 수 없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인터넷은 이미 만들어 놓은 정보이다.  이 정보에 대해 인간은 그저 받아들일 뿐이다.  그러나 책은 다르다. 책을 읽는 나는 당당한 생명체로서 함께 성숙하고 함께 발전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는 일단 아침에 등교하면 학생들은 학교도서관에 가서 그날 읽을 3권의 책을 대출 받는다. 3권의 책을 읽고 난후 독서 카드에 그 책의 요약 문을 작성한다, 한 학기를 끝마칠 때 도서관 사서 선생님은 학생별로 독서 카드를 분류, 부모에게 그 학생의 관심분야, 취미 등을 알려주고 편중된 독서분야와 취약분야를 통보한다. 한편 다음 생일에는 어느 분야의 무슨 도서까지 구입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를 겸한다고 한다.    학교와 가정의 이런 관심 속에서 13년간의 의무교육을 마치면 한 청소년이 약 1만 여권의 책을 읽게된다고 한다.

우리의 학생들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학습에 몰두하면서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TV와 라디오, 컴퓨터 게임에 활용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것이다.

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듯이 현대인들은 수 없이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현대인들에게 독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 되어 버렸고, 많은 정보를 우리는 책 속에서 얻게 되는 것이다.

독서의 빈곤은 우리의 정신문화를 황폐화시키고 현대의 기술적인 정보마저 뒤지게 한다. 현대의 모든 기술적인 발달은 하루가 다르게 진행되고, 이러한 선진기술을 터득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무엇보다도 독서를 통한 정보의 획득에 있는 것이다.

이 만큼 독서의 중요성이 더해 가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책을 늘 가까이 하며 평생독서의 습관을 생활 속에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