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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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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요 著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를 읽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 바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십시오”
김원본(광주광역시교육감)
어떤 분이 조창인의 가시고기란 소설을 권하여 읽고 독후감을 말해 주었더니 이번에는 일본사람 오히라 미쓰요가 지은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를 또 권해서 읽었다.
요즈음은 책 한 권을 읽으려면 며칠을 씨름해야 하는데 이 책은 소재가 교육계에 관한 것이고 또 눈앞에서 전개되는 것과 같은 현실감이 있어서 단 이틀만에 다 읽었다.
저자 미쓰요는 외할머님과 같이 살기 위해 중학교 1학년 때 전학을 간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쉽게 사귀고 친하게 지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전체 학생이 말대꾸도 해 주지 않고 점심도 같이 먹어 주지 않는 `왕따'를 당하게 된다. “제발 나를 좀 꼬셔주세요. 싸게 해드릴게요. O학년 O반 미쓰요.”라는 여학생으로서는 도저히 견뎌내기 힘든 낙서를 책상위에 하는가 하면 필통을 부수어 쓰레기통에 버리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양동이로 물을 끼얹어 물에 빠진 생쥐처럼 되게 하는 등 극심한 왕따를 당한 저자는 마침내 자살로써 저항하고 고발하려 했으나 그것도 미수에 그치고 만다.
그러나 학생들의 왕따는 더욱 심해져 결국은 가출을 하게 되고 폭주족과 어울려 혼숙을 하는 등 비행의 길로 빠졌고 자기 부모를 구타할 정도로 그 마음이 황폐해 갔다. 이렇게 바닥 없는 늪에 빠져 16살의 나이에 폭력조직(야쿠자) 두목과 결혼을 하였고 나이는 어려도 조직 폭력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등에 두 마리 뱀이 관음상을 휘감고 있는 문신까지 하게 된다. 내리막은 끝도 없어 호스테스 생활도 한다.
그러나 이 때 자기를 가장 익애(溺愛)하시던 외할머님이 돌아가셨다. 그리고 자기 아버지의 친구이자 어려서 미쓰요와 같은 불우한 청소년 시절을 보내서 이러한 탈선 청소년을 어느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는 오히라씨를 호스테스로 일하다 만나게 되어 그 분의 충고와 지도로 22살 때 전환점을 맞아 다시 새 출발을 하게 된다.
이 때에 미쓰요는 다음과 같이 깨닫고 있다.
“`내 뜻대로 안 되는 인생을 전부 다 엄마 탓으로 돌려왔어. 자살사건을 벌인 것도 내가 나약한 인간이었기 때문인데… 내 탓이었는데… 아무리 심한 왕따를 당해도 꿋꿋하게 견뎌내고 자기 삶을 위해 노력하는 아이들도 많아. 아니, 자신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아이들이 더 많아. 내가 잘못된 길로 빠져든 건… 그래, 내가 택한 것이었어. 그 누구의 탓도 아니야. 모두 내 책임이야….'
모든 일을 남의 책임으로만 돌렸던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이게 마지막 기회인지도 모른다. 마지막 기회… 다시 한번 살아보는 거야. 진짜 내 인생을.'
그 해 스물두 살의 여름, 스스로 나락에 떨어져 허덕이던 내 눈앞에 한 가닥 밧줄이 내려왔다. 나는 그것을 힘껏 움켜잡았다. 그리고 과거의 모든 것을 끊어냈다.”
이렇게 마음을 고쳐먹고 새 출발한 미쓰요는 중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학력으로 공부를 다시 시작하여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하게 되었고 이어서 사법서사 시험에도 합격하였다. 또한 오히라씨의 권유로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사법고시에 도전하게 된다. 이 때 그의 나이는 벌써 26살이었다. 그렇지만 중학교 과정부터 다시 공부하여 방송통신대 편입, 사법고시 1차 시험 합격(객관식 시험), 사법고시 2차 시험 합격(논문식)에 이어 면접까지 무난히 치러 최종 합격을 하게 된다. 동경대학, 교토대학 같은 일류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생도 합격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는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기적적인 성공을 이루어 낸다. 지금은 변호사가 되어 자기와 같이 불행에 빠져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이 이 책의 줄거리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학생들 사회의 왕따가 그들의 마음에 이렇게 큰 상처를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오늘도 겉으로는 평화롭게 보이는 우리의 수많은 학교와 교실에서 미쓰요와 같이 자신의 인간성을 부정당하고 외톨박이가 되어 괴로워하고 고통받는 학생은 혹 없는지, 있는데도 우리들은 까마득하게 모르고 있지는 않는지, 학생이 학교에서 자살 결심 직전까지 가도록 도와줄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아닌지 계속 걱정과 반성이 되었다.
우리 자신도 학생에게 너무 무관심한 교육감이고, 교장이고, 교사이고, 어머니는 아닌지 늘 반성하고 뉘우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사람이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 빠지더라도 다시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새 출발의 시기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바로 지금이 새 출발의 시기이다.
“이 세상에 해서 안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 오히라씨의 지도로 14살에 가출하여 마음과 몸이 넝마처럼 헤어지고 찢겨 최악의 늪에까지 빠졌던 사람이 마음을 다잡고 새로 출발하여 29살에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우리 청소년들도 이런 저자의 노력과 집념을 본받는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살아온 저자는 다음과 같은 소중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 바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십시오. 앞으로도 수많은 고난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당신에게는 그것을 견뎌낼 힘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이 당한 숱한 힘겨운 일도 있지 않았습니까.”
지금 당신이 어디에 서 있든 `바로 그곳이 당신의 출발점'이고, 그 동안 `당신이 겪은 숱한 고통과 역경이 당신의 힘'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배운 것은 저자는 중학교 과정부터 사법고시 출제과목까지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학습방법을 찾아내서 실천했다는 것이다.
그녀가 중학교 영어공부를 하면서 느끼고 깨달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는 우리 교육자에게 교수^학습지도에 대한 큰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내가 시중을 헤매 찾은 즐거운 영문법 그 책의 머리말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그저 문법 규칙을 늘어놓고, 자 암기하시오,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그 같은 규칙이 생겨났는가, 그리고 왜 그런가 하는 원리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왜 Why?〉라고, 원리를 캐보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일이다.”
우리는 그 동안 교육개혁의 가장 중요한 핵심과제로 교단 수업개선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왜(Why)”를 철저히 가르치고 있는지 아직도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전달에 그치고 원리(왜)를 가르치고 창의력이나 사고력, 응용력을 기르는 교육은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는지 저자 미쓰요는 이에 대한 해답을 너무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나는 참으로 이 책에서 너무도 소중하고 귀한 것을 배우고 느꼈다. 그래서 그 배움의 기쁨과 느낌의 간격을 보다 많은 분들과 나누어 갖고자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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