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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로 정(情) 태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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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현선(교사)
새로운 천년에 들어선 지금, 세상은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월드의 정보홍수 속에 살고 있다. 물론, 이처럼 수많은 정보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일만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시(時)테크니, 재(財)테크니 하는 말들을 써가면서 경쟁 사회의 생존경쟁을 거듭하고 있다. 나는 오늘 여기에서 정(情)테크 또는 정서(情緖)테크라는 말을 써보고 싶다.
과거에 내가 교직에 있기전, 다른 직장에 있으면서 단기과정인 [편집디자인]대학을 다닌 적이 있었다. 그 때 그곳의 강사가 한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라디오, 텔레비전 등의 발명품이 나오고 이러한 것들이 대중화되면서 어떤 사람들은 앞으로 책이 필요 없게 되고 심지어는 책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 결과는 어떠한가? 책이 없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더 뛰어난 디자인과 고품격을 갖춘 책들이 세상을 뒤엎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이 보편화 되면서 세상에 있던 많은 것들을 대체하고 있다고 하지만, 책은 여전히 우리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책이 지녀왔던 그 고유의 기능들도 계속 지닌채로 말이다.
바쁜 세상, 경쟁적인 세상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시간 다툼을 벌이고, 부(富)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거기에도 책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난 여기에서 책이 가지고 있는 좀 더 고전적인 특성을 강조하고 싶다. 책은 우리에게 정보를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정(情)을 가져다 준다. 책은 우리의 생각의 영역을 넓혀주고, 창의적이게 하며 정신문화를 부요하게 한다. 첨단화된 세상 속에서 우리는 늘 독특한 신문 광고, 요란한 선전, 텔레비전 드라마 등 일반적으로 한 번 보고 바로 이해되는 매체들을 대하지만, 책은 이와는 다르다. 책을 읽을 때, 우리는 눈 앞에 펼쳐진 문자들을 통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고,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는 나만의 가상 공간 안에 많은 상상들을 하게 되고, 창의(創意)의 날개를 달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세상 속을 비상(飛翔)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과정들 속에서 우리는 정(情)이 부요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내가 이렇게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책의 유용성에 관해서는 더 체계적인 논리 속에서 펼쳐진 이론들을 들어본 바가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의 존재를 맴도는 많은 좋은 말들보다는 나의 존재 안에 새겨진 한 마디이다. 뿐만 아니라 그것은 마땅히 실천으로 옮겨져야 한다. 한 권 한 권의 책을 읽어나갈 때마다 우리 안의 정의적(情意的)인 면은 알게 모르게 차츰차츰 발전해 나갈 것이다.
책을 통한 정테크! 이 역시 말로만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실천, 실천이 중요하다. 실천을 위해 나는 책 읽는 습관 양성에 관한 제안 하나를 추가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목표를 설정하라고 권하고 싶다. 다만 책을 {많이 읽고 유익을 얻어야겠다}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 둘째 이 설정된 목표를 꾸준히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목표만 있고 점검하지 않는다면, 이를 실천해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책읽기 뿐만이 아닌 다른 데에서도 많이 체험해 보았을 것이다. 요컨대, 하루하루 실현가능한 목표와 그 점검을 통해 책읽기를 통한 정(情)테크를 해볼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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