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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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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고요할 때
가장 외로울 때
내 영혼이
누군가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책을 연다
밤하늘에서 별을 찾듯 책을 연다
보석상자의 뚜껑을 열 듯
조심스러이 책을 연다
가장 기쁠 때
내 영혼이
누군가의 선물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와 같이 그 기쁨을 노래할
영혼의 친구들을
나의 행복을 미리 노래하고 간
나의 친구들을 거기서 만난다
아,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주택들
아, 가장 높은 정신의 성(城)들
그리고 가장 귀중한 영혼의 무덤들
그들의 일생은 거기에 묻혀 있다
나의 슬픔과 나의 괴롬과
나의 희망을 노래하여 주는
내 친구들의 썩지 않는 영혼을
나는 거기서 만난다
그리고 힘주어 손을 잡는다
좋은 것을 선택할수록 책은 배신을 모르는 충실하고 미더운 동반자가 되어 준다. 살아 있는 동안 좋은 책과의 여행을 계속하려면 깊이 고독할 줄도 알아야 한다. 책이 있는 한 나의 삶은 결코 메마르지 않을 것이며 책과의 여행에서 얻는 체험을 이웃과도 나눌 수 있는 순례자일 때 나의 삶은 더욱 풍요롭게 빛날 것이다.
충렬여자중학교 독서방송 원고 발췌:이해인의 〈꽃삽〉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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