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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 등에서도 책을 읽는 정승 |
여러분들 모두 세종대왕님을 알고 있겠지요? 세종대왕님이 나라를 다스리실 때, 나라를 평안히 다스릴 수 있도록 뒷받침이 되신 유명한 신하 두 분이 계시답니다. 이 두분 모두 재미있는 일화를 많이 가지고 계신데, 공교롭게도 소와 관련이 많으시답니다.
여러분들은 이 두 분이 누구신지 알고 있나요 ?
네, 바로 황희 정승과 맹사성 정승이십니다. 황희 정승은 누렁소 검정소 이야기로 유명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소와 관련이 많은 분이 바로 고불 맹사성 대감이시랍니다.
선생님과 함께 고불 맹사성 선생님을 만나 봅시다.
조선 세종 때 정승을 지낸 맹사성 대감님은 먼길을 갈 때에는 반드시 소를 타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를 탄 사람들을 보면 이렇게 장난을 치곤 했다고 합니다.
“맹고불 대감 행차시다.”하고 말이예요.
고불은 맹사성 대감의 호입니다. 오래 된 돌부처처럼 근엄하면서도 자애롭다고 해서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맹사성 대감의 고향은 충청남도 온양입니다. 선조 때부터 대대로 그 곳에 살았고, 산소도 그 곳에 있었습니다. 그는 나이 칠십이 넘어도 효성이 지극하여 시간만 나면 고향으로 달려가 산소를 돌보고 일가 친척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고향으로 갈 때마다 그 먼 길을 소를 타고 가면서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흔들리는 소 등위에서 책을 읽는다니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얼마나 책을 좋아하시면 소 등위에서도 책을 읽을까요 ?
그래서 사람들은 아이들을 훈계할 때마다 맹사성의 예를 들었습니다.
“저기 좀 봐라. 맹고불 대감께서는 소를 타고 가면서도 책을 보시지 않느냐? 너희들도 제발 저 분과 같이 책읽기를 좀 즐기도록 하여라.”
사람들은 소를 타고 다니는 맹사성에게 그 까닭을 물었습니다.
"대감께서는 어찌하여 말을 타시지 않고 느린 소를 타고 다니십니까?"
"글쎄, 내 집에는 소를 살 만한 여유도 없거니와 소를 타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말을 타기보다 더 좋다네." 하고 말씀하시더랍니다.
어느 해, 맹사성은 또 소를 타고 고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맹사성이 고향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한 고을의 원님이 맹사성 대감에게 잘 보이려고 도중에서 마중을 하였습니다. 그 원님은 부하들을 시켜 맹사성 대감이 지나가는 길을 깨끗이 쓸어놓고 길이 패인 곳은 흙으로 메꾸어 두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한 허름한 노인이 소 등에 앉아서 책을 읽으며 지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원님은 화가 나 말했습니다.
"아니, 맹고불 대감 지나가라고 길을 닦아두었는데 웬 거지 노인이 먼저 지나 가느냐 ?"
그러자 저만치 가던 맹사성이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바로 그 고불일세."
뒤늦게 그 노인이 맹사성이었음을 안 원님은 땅을 치며 무안해하였습니다.
또, 맹사성 대감은 정승을 지냈지만 집은 비가 셀 만큼 낡고 작은 초가집이었습니다. 살림살이라고는 책을 넣어 두는 궤짝 몇 개뿐이었습니다.
그는 여러 번 누덕누덕 기운 옷을 입고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당당하게 나라 일을 잘 보살폈습니다.
맹사성 대감은 소 등에서도 여러 책을 읽고 깊이 생각에 잠길 만큼 독서를 즐겨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세상 이치를 훤하게 꿰뚫어 보는 지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독서를 즐겨하는 마음, 남을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마음, 소박하고 청렴결백한 자세, 이런 것을 갖추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오늘날까지도 명재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입니다.
경진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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