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과 공자의 독서

눈병이 난 임금님

책 속에서 보물을 캐낸 사람들은 모두가 훌륭한 인물이 되어 역사를 빛내고 있으며, 지금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훌륭한 사람들이 되기 위해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세종대왕도 책 속에서 귀한 보물을 찾아낸 위인 중의 하나입니다. 세종대왕은 어릴 때부터 책읽기를 즐겨,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독서에 열중했다고 합니다.

"충녕은 책을 너무 읽어 눈에 진물이 다 나는구나."

아버지 태종 임금은 아들이 책을 너무 많이 읽다가 눈병이 나자 방에 있는 책을 모두 치우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린 세종은 병풍 뒤에 남아 있던 <좌전(左傳)> 한 권을 발견하고는 매우 기뻐하며 이를 백 번도 더 읽었다고 합니다. <좌전>은 중국의 역사책으로서 많은 교훈을 담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공자님도 책읽기를 즐겨 책을 매었던 가죽끈이 세 번이나 닳아 끊어졌다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말이 생겨났지. 어디 그 뿐인가?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고 하였으니, 사람은 모름지기 다섯 수레가 넘는 책을 읽어야 비로소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이지. 또한 '한우충동(汗牛充棟)'이라고 하였으니, 소에 실으면 소가 땀을 흘리고 곳간에 넣으면 곳간이 넘칠 정도로 많은 책을 읽어야 해. 그러니 결국 책읽기는 밥을 먹는 것처럼 습관화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책을 멀리하게 되고, 책을 멀리하게 되면 노는 데 정신을 팔게 되니 유익하지 못하다."

이렇게 생각한 어린 세종은 부지런히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임금이 된 뒤에도 책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궁궐 안에다 학문 연구 기관인 집현전(集賢殿)을 세웠습니다. 집현전에는 젊은 선비들을 많이 뽑아 학문을 연구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세종 자신도 집현전에 나아가 책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선비들이 세종대왕의 뛰어난 학식에 감탄을 하였습니다.


세종 임금은 젊은 학자들과 의논을 하는 가운데에 말했습니다.

"한자는 본디 우리 글이 아니어서 배우기도 힘들고 쓰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백성들이 대부분 자기 생각을 제대로 펼 수가 없습니다. 나는 우리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편하게 쓸 수 있는 우리 글자를 만들고자 하니, 그대들은 이 집현전을 중심으로 옛 문헌을 참고하고 소리나는 입 모양을 연구하여 새로운 글자를 만들도록 하시오."

이렇게 하여 한글이 만들어졌습니다. 한글은 우리 나라를 더욱 문화 민족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집현전에 모인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 등 젊은 학자들은 세종대왕의 참뜻을 깨닫고 밤낮없이 연구하여 훈민정음 28자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을 가진 이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은 그 뒤, 크고 밝은 글이라는 뜻으로 '한글'이라고도 불리게 되었습니다.
세종대왕이 책을 좋아하고 책 속에 보물이 있음을 알지 못했다면 위대한 우리 한글은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많은 학자들이 우리 한글을 연구해 보고는 '동양의 알파베트'라고 크게 칭찬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글은 유엔문화기구인 유네스코가 뽑은 '인류가 남긴 가장 우수한 문화 유산' 중의 하나로 뽑히어 전 세계에 더욱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외국에 나가기 위해 영어를 공부하듯이 지금 나라 밖에서는 우리 나라에 오려고 한글을 공부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에서는 한국어 검정 표준어 시험을 만들어 외국인에게 치르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그만큼 우리 나라의 힘이 늘어난 때문입니다만 또한 세종대왕이 만들어 놓은 한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세계적 자랑거리인 한글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신 세종대왕께 우리는 깊이 감사 드려야 할 것입니다.  

심후섭 엮음 /독서동기 형성 유발 자료집 /'소의 뿔에 책을 걸고' 중에서 발췌